글로벌 메이저 반도체 기업, 폭증하는 수요에 재고자산 사상 최대

입력 2021-08-20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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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인텔 등 9개사 재고자산, 6월 말 기준 76조원 달해
생산 대폭 늘리고자 원재료 축적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뉴시스
글로벌 메이저 반도체 기업들이 폭증하는 수요와 공급 부족 사태에 대응하고자 증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 유수의 반도체 대기업 9개사의 재고자산이 6월 말 기준 647억 달러(약 76조 원)로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고 2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조사 대상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 TSMC, 미국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웨스턴디지털,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인피니언테크놀로지,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다.

생산을 대폭 늘리고자 원재료를 축적한 것이 재고가 사상 최대로 늘어난 주원인이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재고자산에서 차지하는 원재료 비중을 계속적인 비교가 가능한 7개사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3월 말에 24% 이상으로 1년 동안 지속적으로 커졌다.

자동차와 가전의 디지털화, 5G 이동통신의 보급으로 반도체 탑재량이 급증했다. 또 자동차용 반도체를 다루는 대기업들은 동남아시아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현지 공장 생산이 중단돼 반도체 대란이 심화하고 있다. 각사가 증산 조치를 취하지만, 여전히 수요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의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는 “고성능 컴퓨터와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가 예상을 웃돌았다”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TSMC는 올해 상반기 생산라인을 조정해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을 전년 동기 대비 30% 늘렸다.

심지어 최근에는 증산을 위한 제조 장치에 필요한 반도체까지 부족해지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8일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에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고객사가 필요 이상으로 주문을 내는 움직임도 있어 실수요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자동차업계는 부품 재고를 최소화하는 ‘저스트 인 타임’에서 공급난에 대비하는 ‘저스트 인 케이스’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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