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경제 불안에 정국 혼란 극심
이스마일 신임 총리는 21일 정식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그는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 소속이다. 1946년 창당된 UMNO는 말레이시아 영국에서 독립한 1957년 이후 61년간 총리를 배출해왔지만, 2018년 정권을 내줬는데 3년 만에 총리직을 회복하게 됐다. 3년 전 정권을 내준 이유는 바로 국부펀드 1MDB 부패 스캔들이었다. UMNO는 잠시 야당으로 강등됐지만, 지난해 무히딘 야신 전 정부와 연립정권을 구성하면서 여당으로 복귀했다.
말레이시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경제 불안정으로 정국이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압둘라 국왕은 불과 18개월 만에 세 번째로 총리를 임명한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전임자인 무히딘은 코로나19 대응 실패 책임을 지고 16일 사퇴했다.
말레이시아는 7개월간의 비상사태와 여러 차례의 봉쇄에도 불구하고 이날 일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흘째 사상 최다치를 경신했다.
궁전은 성명에서 “총리 임명을 계기로 정부는 이번 위기에 맞서 국가의 안녕과 국민의 이익, 안전을 위해 즉각적인 코로나19 대응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헌법은 “국왕이 하원의원(정원 222명) 과반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판단한 의원을 총리로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압둘라 국왕은 전날 이스마일을 지지하는 하원의원 114명을 차례로 불러 지지 의사를 직접 재확인했다. 그는 이날 오후에 각지의 주왕(州王)을 모은 회의에서 최종 결정한 뒤 새 총리를 발표했다.
이스마일은 총리직을 유지하기가 험난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압둘라 국왕측은 이스마일이 가능한 한 빨리 의회에서 신임 투표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이기더라도 2023년 총선을 다시 실시해야 한다.
국방부 장관과 부총리를 지내는 등 전 정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으며 코로나19 대응에서도 주요 인사였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한 이스마일이 총리에 오르면서 대중의 시선도 그다지 곱지 않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는 격리 조치 등을 알리기 위해 거의 매일 TV 언론 브리핑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