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김동연과 연대 가능성 열어
기본소득당·진보당도 대선 일정 계획
우리공화당, 일찌감치 전국 순회 진행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가 2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거대 양당은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힘을 쏟고 있다. 원내·외 소수정당들도 대선 경선 일정을 계획하며 일부 후보들은 선거 준비에 나선 상황이다. 정의당에선 심상정·이정미 전 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혔고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를 중심으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연대를 시사했다. 진보당 등 몇몇 정당들은 벌써 후보 선출을 마치기도 했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전날(20일)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대선 기본 계획하고 후보 선출 일정, 방식은 일요일(22일) 전국위원회에서 결정한다"며 "확정되면 사실상 대선 레이스가 시작하는 거고 출마 선언들은 전국위 직후에 연달아서 쭉 진행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보 선출은 10월 21일이 전국위에 올라가는 선출 일정 안"이라며 "9월, 10월에 경선에 돌입한다고 보면 된다"고 얘기했다.
정의당에선 이정미 전 대표가 첫 공식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전 대표는 다음 주 중 출마 선언을 계획 중이다. 심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난번에는 당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먼저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정도였고 다음 주 중에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의당은 이 전 대표와 심 전 대표 외에도 여러 인물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관계자는 "나오시는 분들이 좀 될 것 같다"며 "다만 인지도나 이런 부분은 국민이 잘 모르시는 분이고 당내 인사들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의당이 제안했던 진보 정당들과 '반(反) 기득권 플랫폼'은 후보 단일화가 아닌 정책 연대 쪽으로 조정됐다. 당내 반발도 있고 현재 상황에서 플랫폼을 실현하기에 정당들이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다. 이에 내년 대선은 물론 지방선거까지 고려해 우선은 각 정당이 개별 경선을 치른 후 공동 정치 행동이나 정책 연대만 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 수석대변인은 "대선 관련해서 준비 정도가 다 편차가 있기 때문에 정의당이 다 맞춰서 하기엔 준비가 좀 덜 돼 있는 것"이라며 "대선 일정을 같이 쭉 진행해서 오픈 프라이머리나 여러 가지 플랫폼 형태로 진행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얘기했다. 이어 "내년에 대선하고 지방선거를 놓고 공동 정치 행동을 하거나 연대를 확대하는 방식은 형식을 열어놓고 진행한다"며 "외연 확장을 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해서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과 합당이 결렬된 국민의당은 안 대표를 중심으로 김 전 부총리와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김 전 부총리는 기존 정치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여기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시대전환 인사들이 김 전 부총리를 돕고 있고 김관영·채이배·금태섭 전 의원과 연대 가능성도 있어 안 대표가 사실상 독자노선을 걸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전날 통화에서 김 전 부총리와 연대 가능성에 관해 "세가 모이면 좋지만, 아직 우리는 그런 움직임이 없다"며 "이제 그런 방향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이어 "김 전 부총리는 스스로 혼자 걷겠다고 선언하셨다"며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총리는 전날 충북 음성에서 대선 출마 의사를 드러내면서 "지금 현재 제 정치의 뜻은 기존의 정치를 바꾸고 정치세력을 교체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의 유불리나 정치 공학에 기댈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와 만남에 대해서도 "계획이 없다"며 "거대 양당에 대한 투쟁의 정치, 문제 해결을 못 하는 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얘기했다.
현재 김 전 부총리는 조정훈 의원의 도움을 받는 상황이다. 과거 세계은행(WB) 시절 두 사람이 인연을 맺었고 정치 경험이 부족한 김 전 부총리에게 조 의원이 조언 등을 건네고 정치 일정을 돕고 있다. 여기에 제3지대에 남아있는 김관영·채이배·금태섭 전 의원과 김 전 부총리가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는 정치권 분석도 나온다.
안 대표는 시대전환과 손을 잡기에도 껄끄럽고 3지대에 남은 전직 의원들과 함께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에 사실상 독자노선을 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 대표와 함께한 경험이 있는 야권 한 관계자는 "안 대표가 일단 독자 출마를 한 후에 서울시장 선거 때처럼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노리지 않겠냐"며 "3지대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내에 있는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은 독자 노선을 구축하면서도 외연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본소득당 핵심 관계자는 전날 통화에서 "열심히 내부에서 논의하고 기획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건 9월에 전국 운영위원회를 열 건데 그때 기본 방침이랑 후보 선출 과정들을 본격적으로 거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 돼야 후보 등이 상세하게 윤곽이 나올 것 같다"며 "당 차원에서 여러 명을 좀 만나 뵙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소득당의 원칙은 당의 핵심 슬로건인 '기본소득'을 추진하는 대통령을 만든다는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기본소득이 공약이 될 수 있는지, 정책이 되는지, 그걸 실현하는 대통령 후보가 나올 수 있는지가 선거 연대에 있어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당내에선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드러낸 인물은 없는 상태다.
시대전환은 김 전 부총리와 별개로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대선에 이을 지방선거에 초점을 두고 선거를 준비 중이다.
시대전환 핵심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대통령 선거 TF를 띄웠고 대선도 대선이지만 지방선거와 관련한 영입 작업을 하고 있다"며 "세력 규합을 하고 있고 3지대 후보로 나서고 있는 분들과도 컨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가지 방안들을 지금 고민 중이다"며 "후보 선출은 아직 안 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부총리와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시대전환 일부 인사들이 김 전 부총리를 돕고 있지만, 개인적인 인연일 뿐 당 차원에서 돕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해당 관계자는 "시대전환에서도 김 전 부총리를 다 동의하는 것도 아니고 김 전 부총리 쪽도 시대전환에 들어가면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그림은 아마 지금으로선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원외에 있는 정당들도 대선 경선에 박차를 가하며 지방선거까지 내다보고 있다. 진보당은 진보정당 최초로 후보를 확정했고 지방선거 후보까지 선출을 앞뒀다. 우리공화당은 일찌감치 전국순회에 나섰고 국가혁명당도 허경영 명예대표가 출마 선언을 마친 상황이다.
장진숙 진보당 기획실장은 전날 통화에서 "후보 선출 일정을 빨리 시작했다"며 "8월 6일 후보 등록을 완료했고 진보당 상임대표인 김재연 후보가 단독 출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전국 순회 유세 중이고 8월 29일부터 9월 3일까지 당원 투표를 진행하게 된다"며 "공식적으로는 9월 12일 대선, 지방선거 후보를 동시에 선출하고 그날 온라인 출정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공화당은 조원진 대표를 중심으로 6월부터 전국 민생투어-희망배달트럭 일정을 진행 중이다. 조 대표는 경북, 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을 방문해 시민과 당원을 만나고 있다. 광복절에는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며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가혁명당에선 허 명예대표가 18일 행주산성 대첩문 앞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1997년과 2007년에 이어 세 번째 대선 출마다. 허 명예대표는 장군 복장으로 백마를 타고 등장했다. 이어 "정권 교체는 허경영이 아니고서야 희망이 없다"며 국민배당금을 매월 150만 원씩 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