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전금법 ‘머지런’ 막기 어렵다…개정안 논의 급물살

입력 2021-08-2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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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포인트 3차 온라인 환불 공지. (출처=머지포인트)

100만 회원의 포인트 환불 대란을 일으킨 ‘머지포인트 사태’로 선불결제업 제도의 허점이 지적되자 전자금융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상정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선불충전금 보호를 위해 송금액 100%, 결제액의 50%를 외부 금융기관에 의무적으로 예치하도록 한다.

이용자가 맡긴 선불충전금은 예금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음에도 현행법은 이를 외부기관에 보호하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머지런(뱅크런+머지)’ 사태가 발생하면 돈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무제한 20% 할인’을 내걸어 다수의 회원을 끌어모았던 할인 결제 플랫폼 머지포인트의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지난 11일 밤 상품 판매를 갑자기 중단해 대규모 환불 사태를 촉발했다.

발표 당시 머지플러스는 전금업에 따라 선불업자로 등록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시를 수용하겠다고 밝히긴 했지만, 최근까지도 금융감독원과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우리는 상품권 발행업자로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고 선불업자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전금법 개정안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는 여론도 이번 사태 이후 급물살을 탔다.

현행 전금법은 선불업자의 범위를 놓고 업계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을 여지가 있다. 전금법에 따르면 △선불충전금 발행 잔액이 30억 원을 넘고 △음식점, 편의점 등 2개 이상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으면 이를 발행하는 업체는 선불업자로 등록해 당국의 감독을 받아야 한다.

머지플러스의 잔액 요건은 이미 충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머지플러스는 지난 6월 말 금감원에 발행 잔액이 30억 원을 넘어섰다고 전달했다. 금감원은 머지플러스 사업구조가 두 번째 선불업 등록 요건에도 해당한다고 봤다. 머지포인트의 선불금 ‘머지머니’로 숙박시설, 백화점, 음식점, 편의점 등 여러 업종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머지플러스는 이용자가 머지머니로 직접 구매하는 것은 전자거래 중개업체 ‘콘사’가 발행하는 상품권이지 재화가 아니어서 “2개 이상 업종에서 사용하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머지플러스가 혹여 법정까지 가면 선불업자 등록 요건을 두고 다툴 가능성도 있다. 현재 수사기관은 머지플러스의 미등록 영업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당국에 등록된 선불업자 67개사의 발행 잔액은 2조4000억 원에 달하고, 선불업 관련 서비스는 지속해서 느는 추세여서 피해를 예방하는 법적 장치의 필요성도 커진다.

다만 이는 등록 업체에 한해 강제력을 띠는 것이어서 머지플러스와 같은 미등록 업체로 인한 피해까지 예방하기엔 한계가 있다.

이에 정치권에선 “금융당국이 수사기관과 관련 범죄를 상시로 모니터링할 수사단을 꾸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6일 정은보 금감원장이 주재한 긴급회의에서 전금법에 구멍이 있는 것은 아닌지도 함께 살펴본다는 취지로 미등록 업체의 실태 파악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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