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새벽배송업계 2위인 오아시스 시가총액이 장외 시장에서 1조 원을 넘어섰다. 업계 1위인 마켓컬리(컬리) 장외시장 몸값이 2조 원을 훌쩍 넘어선 지 오래다. 이들은 매출이 지난해에만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기업공개(IPO) 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23일 장외주식거래 사이트 서울거래소 비상장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주당 206만 원, 시가총액 1조298억 원을 기록했다. 컬리는 주당 7만9000원, 시총 2조4133억 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장외시장에서는 컬리가 먼저 높은 기업가치 상승을 보인 후 지지분진 하자 오아시스가 약진하는 모양새다. 컬리는 올 초까지 3만5000원에 거래되다 지난 3월 10만6000원을 고점으로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4월 26일 장외시장서 99만 원에 거래를 시작해 약 4개월여 만에 2배가 넘게 올랐다.
컬리가 눈에 띄는 외형성장으로 주목받은 이후 오아시스가 튼튼한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맹추격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매출액 9530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와 비교해 123.76%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업계 2위인 오아시스 매출액 2386억 원 대비 약 4배 규모다. 매출 성장세도 오아시스(67.67%)보다 2배가량 가파르다.
반면 오아시스는 빠르게 내실을 다지며 '알짜배기'로 성장하고 있다. 오아이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9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9억 원) 대비 10배가량 개선된 수익성을 자랑했다. 컬리가 매년 1000억 원대 적자를 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오아시스는 올해 반기에도 매출액 1669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17% 성장세를 이어갔다.
오아시스는 재무건전성도 컬리보다 우위에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오아시스는 총자산 713억 원 수준으로 컬리(5870억 원) 대비 12.14% 수준에 불과하지만, 컬리는 5544억 원 수준의 결손금이 쌓였다. 오아시스는 126억 원의 이익잉여금을 기록했다.
경영권도 오아시스가 훨씬 안정적이다. 컬리는 최대주주인 김슬아 대표가 회사 지분 6.67%를 보유했을 뿐 FI(재무적 투자자) 등이 나머지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반면, 오아시스는 최대주주인 지어소프트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85.11%를 보유 중이다.
IPO 당시 FI 지분율이 너무 높으면 상장 직후 액시트(차익 시현) 물량이 출회할 가능성이 크고 최주주 지분이 낮으면 적대적 M&A에도 노출되기 쉽다. 반대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거래량이 적어져 유통물량이 줄어들 수 있다. 이 두 기업은 모두 IPO를 추진 중이다.
업계 3위 '더맘마'도 올 상반기 매출액 610억 원을 기록하며 업계 1, 2위를 따라 나섰다. 현재 투자유치를 통해 업계 선두와의 격차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배송업체가 빠르게 성장한 것"이라며 "먼저 상장하는 기업이 시장에서 얼마나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이후 상장기업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