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소비재 가격 7.6% 상승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델타 변이 확산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셧다운이 길어지고 있다. 백신 2차 접종 완료 비율이 전체 인구의 3%에 불과한 베트남은 6주째 확진자가 치솟았다. 베트남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1일 713명에서 지난 23일 1만797명으로 대폭 늘었다. 경제 도시 호치민에는 23일부터 9월 15일까지 봉쇄령이 내려졌다.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태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에 해당 정부들이 공장 가동 중단 및 현장 근무 인력 대폭 감소를 명령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에 내몰렸다. 동남아 지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선진국 브랜드 업체들은 중국을 비롯한 대체처를 물색, 높은 항공 비용을 내고 공급을 맞추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에서 수입하는 신발의 30%가 베트남산이다. 베트남은 의류와 신발을 합해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많은 물량을 미국에 공급하고 있다.
독일 아디다스는 신발 생산의 28%를 베트남에 의존하고 있는데 7월 중순 이후 현지 공장 대부분이 가동을 멈추면서 올 하반기 매출이 6억 달러(약 7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나이키와 갭을 포함해 약 80개 신발 및 의류 기업들은 이달 중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 서신을 보내 “우리 업계는 베트남 산업 환경과 직결돼 있다”면서 베트남에 더 많은 백신을 기부할 것을 촉구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한 아시아 공급망이 불안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공급 차질로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글로벌 인플레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WSJ에 따르면 미국 내 신발 등 소비자 판매 가격은 7월 전년 동기 대비 4.6% 상승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아시아 경제학자 루이스 쿠이지스는 “백신 불평등이 공급 문제를 초래했고 비용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노동 비용 상승과 미중 갈등을 피해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 거점을 옮긴 기업들이 델타 확산을 계기로 이들 지역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