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수도권 아파트값이 치솟자 법원 경매시장도 덩달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8월 들어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서울 물론 경기, 인천 아파트까지 매매값이 일제히 뛰면서 저렴한 가격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많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3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법원경매 낙찰가율은 117.10%로 전월보다 10.1%포인트 상승했다.
경기와 인천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각각 115.80%, 123.70%를 기록했다. 모두 역대 최고치다. 경기지역의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 수는 11.72명으로 역작년 4월(11.87명) 이래 가장 많았다.
수도권 경매시장이 이처럼 주목받는 건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이 들끓고 있어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1.57% 뛰었다. 작년 연간 상승률(13.06%)에 근접하는 수치다. 이달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7734만 원에 달한다. 경기도와 인천은 올 들어 누적 상승률이 각각 21.16%, 21.75%에 달할 정도로 아파트값이 급등세를 탔다.
이건희 지지옥션 연구원은 "서울ㆍ수도권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대안으로 경매시장 문을 두드리는 수요자가 많아졌다"며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아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까지 경매를 통한 내 집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고가 낙찰 사례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송마을 8단지 전용 51㎡형 물건은 감정가(2억 원)보다 훨씬 비싼 3억2935만 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이 무려 165%에 달했다. 감정가가 시세(3억8500만 원)보다 낮다 보니 응찰자도 55명에 달했다. 지난달 경기지역 아파트 경매 물건 중 낙찰가율 상위 10곳에 이름을 올린 매물은 모두 150%가 넘는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라인아파트 전용 84㎡형은 감정가(5억8000만 원)보다 4억 원 가량 비싼 9억7388만 원(낙찰가율 168%)에 매각됐다. 하지만 시세(10억 원 수준)보다 여전히 낮다. 인근 방화4단지 전용 134㎡형은 감정가(7억5900만 원)의 151%인 11억479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매물의 시세는 13억7000만~14억 원선이다.
전문가들은 경매시장의 광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매시장에서 집값 상승세가 계속 될 것이란 관측이 많은 만큼 경매 참여자들도 공격적으로 입찰하면서 낙찰가율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