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업체 정상채권 연착륙 과제
P2P, 중저신용자에 중금리 대출
은행과 저축은행 사이인 1.5금융
“1금융권인 은행은 고신용자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하고, 2금융권은 중저신용자에게 높은 금리로 대출합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P2P)은 중저신용자에게 중금리로 대출하니 1.5금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임채율<사진>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장은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6월 8퍼센트, 렌딧, 피플펀드가 금융위원회에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온투업자)로 등록되면서 법정 협회인 온투협회가 문을 열었다. 임 초대 협회장은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31년간 금융 기관을 감독해왔다. P2P 업계로 오면서 공격수에서 수비수가 된 임 협회장이 가장 신경 쓴 것은 감독 당국과 업계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었다.
임 협회장은 “금융당국은 정책 감독 업무에 대한 효과를 다양한 관점에서 본다”며 “소비자 측면과 감독 측면, 또 건전성 측면 등에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업체는 관점이 업체 하나다보니 (금융당국과) 차이가 있다”며 “이 가운데에서 그런 간격을 줄이는 데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온투업자 등록 과정에서 업체의 구비 서류를 확인하고 당국에 전달하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등록 과정을 비교적 순탄하게 진행한 업체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도 있었다. 임 협회장은 “한 업체 대표가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한 적 있다”며 “더 적극적으로 도와 결국 등록을 마쳤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초부터 정식 등록된 업체가 나오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첫 정식 온투업자가 나온 건 그보다 반년 뒤인 지난 6월이었다. 정식 등록이 늦어진 것에 대해 임 협회장은 “과거 제도권 밖이었던 P2P였기에 감독 당국이 판단해야 하는 케이스들이 많았다”며 “건마다 어떻게 할지 판단해야 해서 초반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매뉴얼화 하고 케이스마다 기준이 만들어져 후발 주자들은 등록이 빨랐다”고 부연했다. 현재는 28개 업체가 정식 온투업자로 P2P업을 영위하고 있다.
협회는 정식 온투업자로 등록하지 못해 문을 닫아야 하는 업체들의 정상 채권을 대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차주가 협회를 통해 본인의 대출 정보 등을 입력하면, 업체들이 해당 내용을 본 후 대환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럴 경우 차주는 대출을 연장할 수 있고, 투자자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업체는 새로운 채권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임 협회장은 “라이선스를 받은 업체가 기존에 취급하던 업무 범위 내에 있는 채권이면 대환으로 새로 인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정상 채권에 대해서는 연착륙을 기대할 수 있다.
임 협회장은 협회장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 2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양적 성장이다. 그는 “기관투자가의 상품 투자가 허용됐다”며 “원활한 투자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감독 당국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하나는 온투업 플랫폼이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온투업체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온투업 플랫폼이란 하나의 홈페이지에 모든 P2P 업체들의 상품을 볼 수 있어 투자자 본인이 원하는 상품의 종류, 부실률, 수익률 등을 입력해 맞춤형 상품을 찾아볼 수 있는 페이지다. 임 협회장은 “현재는 플랫폼의 시대”라며 “(온투업 플랫폼이 열린다면) 투자자와 차입자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온투업에 대한 인지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온투업의 미래는 중금리 대출 전문업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신용 분석을 잘하고 대상을 정확하게 설정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