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조현옥 대사…주재국 인사접촉 '1~2회' 불과
이태규, 특임공관장 판공비 내역 조사…"외교 공백 초래"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한 주요국 '특임 공관장' 규모가 역대 최대임에도 불구하고 외교 활동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직업 외교관은 아닌 특임공관장은 대통령이 정치권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를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국회 외통위 소속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이 2일 발표한 주요 재외공관 39곳의 '2020∼2021 외교 네트워크 구축비 집행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주도미니카대사관, 주독일대사관, 주불가리아대사관, 주중국대사관, 주스위스대사관, 주시카고총영사관, 주캐나다대사관, 주헝가리대사관 등 8곳이 인접국 또는 전임 공관장 대비 '구축비' 집행 실적이 저조했다.
외교 네트워크 구축비는 일종의 대외 판공비다. 외교관이 주재국 인사들과 대외 보안이 요구되는 외교 활동을 할 때 필요한 비용을 법인카드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활발한 외교 활동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이 의원은 특히 5곳을 지적했다. 청와대 인사수석 출신의 조현옥 주독일대사는 지난해 11월 부임 이후 9개월 동안 주재국 인사 접촉이 1차례에 그쳤다. 문체부 차관 출신인 노태강 주스위스대사도 같은 기간 관련 접촉이 1차례였다.
같은 시기 부임한 인접국의 일반 외교관 출신 공관장의 경우 동일한 기간에 주재국 인사 접촉 실적은 36건에 달했다.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인 장하성 주중국대사는 지난해 1월부터 올 7월까지 1년 7개월간 비공개 외교활동 실적이 16건이었다. 이 가운데 중국 정부 인사와의 접촉은 2건에 불과했다.
민주평통 국제협력분과위원장 출신의 장경룡 주캐나다대사도 주요 인사 접촉이 6건이었다. 이는 전년도 대비 7분의 1 수준이다.
민주당 국회의원 출신 최규식 전 헝가리 대사도 작년 말 임기를 마칠 때까지 주재국 인사 접촉 횟수가 전년도에 비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현 정권 들어 특임공관장 수가 대폭 늘어났다. 노무현(40명)·이명박(40명)·박근혜(32명) 정부를 넘어 역대 최대인 63명을 기록했다.
이 의원은 "외교 최일선에서 치열하게 일할 재외공관장들이 정권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정실인사로 전락해 외교 공백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