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만 작년보다 한 단계 상향
한국수출입은행이 금융위원회의 국책은행 경영실적평가 결과 A등급을 받았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위원회가 정책 금융과 관련한 새로운 평가 지표를 넣었지만, 수은의 등급은 지난해와 같았다. KDB산업은행은 지난해보다 한 등급 높은 S등급을 받았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달 3개의 국책은행에 대해 2020년 경영실적평가 결과를 통보했다. 산은은 S등급, 수은과 IBK기업은행은 지난해와 똑같이 A등급을 받았다.
금융위는 매년 국책은행들을 대상으로 경영 평가를 진행한다. 평가자는 10명의 경영예산심의위원으로, 금융발전심의위원회(금발심) 소속 위원 4명, 경영예산심의위원장 추천 인원 5명, 기획재정부 추천 인사 1명으로 구성된다. 경영예산심의원장은 금발심 소속 위원 중 1명이 맡는다.
경영 평가 결과는 S, A, B, C, D, E로 총 6개의 등급으로 매겨진다. 이는 국책은행 직원들의 성과급 인상 범위에 영향을 미친다. S등급의 경우 200%가 성과급으로 지급되며, A등급은 180%, B등급은 150%, C등급은 110% 등이다.
앞서 금융위는 경영실적을 평가하기 전 ‘적극적 위기 대응 지표’를 신설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국책은행들에 금융 지원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경영 관리 △사업 등 2가지 부문에 대해 심사했다.
또 이번 경영실적평가는 수익성, 건전성 지표를 반영하지 않았다. 총자산이익률(ROA)과 이익목표달성도,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유동성커버리지비율 등을 삭제했다. 또 총인건비 인상률도 산정에서 제외했다. 국책은행들이 코로나 대응에 집중하다보면 수익성과 건전성을 금융 지원과 함께 챙기기 어려운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월 은성수 당시 금융위원장은 정책금융기관장들과 만나 정책 금융 공급 실적을 중심으로 기관 경영평가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은의 지난해 코로나19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기존 대출금 만기연장과 추가 유동성 공급이었다. 추가 유동성 공급이란 △일반 수출입 여신(수출 자금 대출, 수입 자금 대출, 해외 사업 관련 대출) △긴급 경영자금 대출 등이다. 수은은 지난해 28조5000억 원 규모의 코로나19 금융 지원 목표를 세웠고, 실제로 57조6000억 원을 공급했다.
수은은 당초 기존 대출금 만기연장 19조6000억 원, 추가 유동성 공급에 대해선 8조9000억 원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론 각각 15조7000억 원, 추가 유동성 공급 41조9000억 원을 지원했다. 기존 대출금 만기연장은 목표보다 적게, 추가 유동성 공급은 목표보다 많이 지원한 것이다. 수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예상보다 안 좋아져서 업체들이 기존 대출금에 대해 만기 연장보다 더 많은 자금 수요가 있었다”며 “이 때문에 신규 유동성 공급이 증액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산은은 지난해 40조 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자금을 조성해 대한항공과 두산중공업을 지원했다. 또 일반 대출 71조3000억 원, 투자 11조4000억 원 등 총 91조1000억 원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