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으로 중단됐던 인도주의 구호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지원을 일부 재개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위 당국자 발언을 인용해 국제기구를 통해 2억6000만 달러(3000억 원) 규모의 구호 자금을 다시 보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탈레반 재집권 이전 계획했던 지원 규모와 동일하게 아프간 프로젝트에 배정된 구호자금을 조달한다고 전했다.
미국이 제공하는 아프간 구호자금은 유엔식량계획(WFP),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이주기구(IOM)를 비롯한 국제기구를 통해 식료품, 의약품 등 인도주의 구호 지원에 쓰인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와 함께 미 국무부의 44억 달러 규모 국제재난지원기금이나 이민·난민지원 등 다른 프로그램에 쓰이는 34억 달러 규모의 다른 계좌들도 살펴보면서 추가 지원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여전히 미국 정부가 탈레반에 대한 대테러 제재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아프간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간이 미국에서 보유하고 있는 약 95억 달러의 아프간 중앙은행의 자산을 동결했다.
한편 유엔은 당장 이달 말 아프간의 식량 지원이 고갈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엔은 아프간 시민 3명 중 1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으며, 200만 명의 어린이가 영양실조 상태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유엔이 올해 말까지 아프간 구호 자금으로 최소 2억 달러가 필요하다며 국제 사회 협력을 호소하고 있지만, 미국 철수에 따른 혼란이 이어지고 있어 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