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앙골라·콩고 황열병 유행 때 전례 있어
백신은 임상시험에서 여러 가지 용량을 시험하고, 면역반응이나 부작용 등을 고려해 표준용량을 결정한다. 그러나 용량을 줄여도 면역반응을 충분히 강화할 수 있다. 절반의 용량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면 접종 횟수는 2배로 늘어나 백신 공급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닛케이는 강조했다.
미국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은 현재 표준용량의 절반을 2회 접종하는 방법으로도 항체가 생기는 반응 강도는 동일한 정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라호야면역학연구소는 지난 7월 “전문가 검증을 받기 전의 소규모 연구이기는 하지만, 표준의 4분의 1분량을 2회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바이러스에의 감염된 것과 같은 정도의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서는 1차 접종에서 표준의 약 절반을, 그리고 2차 접종 때 표준 용량을 각각 접종했을 때, 표준 2회 분량과 같은 정도의 면역반응이 일어났고 90%의 발병 예방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 있다.
화이자 백신에 대해서도 용량을 줄였을 경우 등의 효과나 안전성을 조사하기 위한 연구가 5월부터 벨기에에서 이뤄지고 있다. 닛케이는 “모더나 백신은 1인당 용량을 절반 이하로, 아스트라제네카는 약 4분의 3으로 절약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저용량 접종의 과학적 근거는 아직 제한돼있기는 하지만, 백신 공급 격차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WHO는 지난달 10일 이와 관련해 “권장하기에는 충분한 근거가 없지만, 공중위생상 유익할 가능성이 있다”며 “표준 용량과 비교해 손색이 없는가를 분명히 하는 연구를 장려한다”는 임시 성명을 냈다.
세계는 이미 과거 적은 양을 접종해 백신 공급 부족에 대응했던 선례가 있다. 아프리카 앙골라와 콩고민주공화국에서는 황열병 유행으로 백신이 부족했던 지난 2016년 수백만 명이 표준량의 5분의 1분량으로 백신을 접종했다. WHO가 추천한 방법이었다. 소아마비, 광견병 등의 백신도 분량을 줄이는 실용성이 인정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공급 격차는 현재 심각한 상황이다. 영국 옥스퍼대 통계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1회 이상 접종한 사람 비율이 5%대에 그친다. 반면 선진국들은 부스터샷(3차 접종)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