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이투데이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가치주펀드 94개에서는 연초 이후에만 7934억 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해부터 주식시장에서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군이 싼 종목군보다 수익률이 더 좋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SK바이오사이언스 등 PER이 30배 이상 비싼 종목의 주가들이 크게 올랐다. PER은 현재 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이 수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기업의 수익에 비해 주식이 비싸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가치주 펀드 수익률만 놓고 보면 그다지 나쁘지 않다. 연초 이후 가치주펀드의 수익률은 11.74%다. 이는 국내 주식 ETF(5.93%)나 돈이 몰린 공모주펀드(5.91%)보다 좋다. 하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수익률은 크게 떨어진다. 최근 3개월 수익률은 –0.83%, 1개월 수익률은 –2.06%로 이 기간 공모주 펀드의 3.10%, 1.89%에 비해 크게 낮은 모습이다.
그럼에도 최근 증시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가치주가 다시 주목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가치주 투자는 박스권 상황에서 유리한 투자전략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저평가된 가치주는 등락폭이 크지 않아 수익률 방어가 가능하고, 증시 전망이 불투명할수록 가치주 선호현상은 뚜렷해진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 5월까지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90% 언더퍼폼했다. 그러나 올해는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20% 아웃퍼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개별 상품으로 보면 투자 종목에 따라 수익률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펀드는 연초 이후에만 33%대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에셋플러스코리아리치투게더 펀드 역시 31%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경기를 위축시키기보다는 경기회복세를 둔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우려가 가치주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성장주 대비 가치주의 추가 약세 가능성은 낮아졌고, 가치주 비중을 조금 높이는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