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등 청약 대기 수요에
전세대출 규제 카드까지 '만지작'
수도권 전세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전세대출 규제까지 예고돼 전세 실수요자의 ‘이중고’가 예상된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달 연내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세 매물이 최근 한 달 새 10% 이상 줄어든 곳도 속출했다. 여기에 3기 신도시와 신규택지 전입을 위한 전세수요도 늘고 있고, 금융당국의 전세대출 규제도 예정돼 있어 전세 실수요자의 내 집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8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수도권 주택 전셋값은 1.25%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 1.05%를 기록한 이후 올해 월간 기준 가장 많이 오른 수치다. 서울 주택 전셋값 역시 지난달 0.95% 올라 1월(1.21%)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보다 경기와 인천 지역 전셋값이 많이 올랐다. 경기는 1.07%에서 1.44%로, 인천은 1.24%에서 1.52%로 상승했다. 수도권 전셋값은 5월 0.71% 오른 뒤 석 달 연속 1%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6월과 7월에는 각각 1.04%와 1.03%씩 올랐다.
전세 시장 불안 속에 전세 신고가 거래 행렬도 계속되고 있다. 서울은 재건축 등 정비사업 영향으로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과 우수 학군, 역세권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렸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 전용면적 84㎡형은 지난 4일 10억4000만 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현재 같은 평형대 전세 매물은 없다. 직전 전세 계약금 최고가는 지난 5월 거래된 9억2000만 원으로, 넉 달 새 1억2000만 원 더 올랐다.
경기 지역에선 서울 접근성이 좋은 광명과 김포로 전세수요가 집중됐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8일 기준 경기 광명시 전세 매물은 한 달 전보다 15.4%(44건) 줄어든 243건으로 집계됐다. 경기 지역 내 전세 매물 감소율 1위 기록이다. 같은 기간 김포시는 845건에서 748건으로 11.5%(97건) 줄어 경기에서 네 번째로 감소율이 높았다.
광명시 하안동 주공8단지 전용 84㎡형은 1일 4억8000만 원의 신고가에 전세 거래됐다. 이 단지 역시 같은 평형 전세 매물은 없다. 전용 84㎡형보다 작은 전용 59㎡형 전세 보증금 호가(집주인이 팔기 위해 부르는 가격)는 4억 원이다. 김포시 운양동 한강신도시리버에일린의뜰 전용 84㎡형도 2일 신고가인 4억 원에 전세 계약서를 썼다.
앞으로 전세 시장 불안요소도 많아 전세 실수요자의 전셋집 구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4년 상반기까지 수도권 7만1000가구를 포함해 10만1000가구를 추가 사전청약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기존 사전청약 계획을 합치면 총 사전청약 물량은 16만3000가구에 달한다. 사전청약은 당첨 이후 최대 3년 이후인 본청약까지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전셋집 수요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특히 사전청약 물량의 8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수도권 전세난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이 밖에 금융당국은 전세대출 제한 카드를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이 투자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판단해 무주택자까지 대출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전세대출 제한 대상은 다주택자와 시가 9억 원 초과 주택 보유자, 부동산규제지역(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3억 원 초과 아파트 보유자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