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기업 성장 촉진하는 방안도 고려
정부·여당 규제 움직임 보이자 대안 마련
정부·여당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 규제에 나서자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원희룡 예비후보가 대안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원 후보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을 옥죄는 방식이 아니라 매출을 계산해 소상공인에게 나눠주는 '인센티브 얼라인먼트(Incentive Alignment)' 제도를 공약으로 내놓을 전망이다.
9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원 후보 캠프는 정부·여당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 규제 움직임에 대선 공약으로 대안책을 마련 중인 상황이다. 대안책으로는 기업에 세금을 매겨서 부담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매출 일부를 사회연대기금 방식으로 나눠주는 인센티브 얼라인먼트 제도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원 후보 캠프를 돕고 있는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날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인센티브 얼라인먼트라고 그래서 유인을 갖게 해주는 걸 원 후보 캠프에서 곧 발표할 것"이라며 "(플랫폼 기업이) 돈을 벌면 지역도 좋아지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카카오의 매출을 지역 읍·면·동 단위로 나눠 얼마나 물품을 파는지 통계를 내고 해당 지역의 소상공인에게 돌아갈 몫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원 후보 캠프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제대로 된 대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교수는 "인센티브 얼라인으로 플랫폼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착취당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플랫폼에 있어서 나도 도움을 받고 플랫폼이 돈을 벌면 나도 도움이 된다는 식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센티브 얼라인먼트 외에도 경쟁 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 방안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기존 기업을 분할하는 건지 아니면 새로운 경쟁업체를 촉진시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방법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에선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시장 독점이 커지자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융당국까지 규제 강화로 금융상품 판매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금융위원회는 7일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파이낸셜 등 온라인 금융플랫폼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에 등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꾸준한 상승세를 멈추고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는 1만 원(7.22%) 내린 12만 8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네이버는 1만 500원(2.56%) 떨어진 39만 9000원에 마감했다. 금융권에선 규제 우려가 단기적일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평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