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 금융지주 회장과 이견차……"부실 가능성도 고려해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강력한 억제책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6% 선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추석 이후 가계부채 추가 대책을 공식적으로 예고했다. 취임 후 금융지주회장들과의 첫 상견례를 통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한 후 나온 발언이다. 고 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가계부채 위험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5대 금융지주회장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고 위원장은 간담회 마무리 후 “다들 가계부채관리가 강화돼야한다는 데 동의했고, CEO분들도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라며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가능한 6% 선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주 16일 금융협회장과 회동해 가계부채 현안을 다룰 예정인 만큼, 금융지주회장들과의 공감대로 초석을 놨다는 평가다. 고 위원장은 “어려운 여건이라도 최선을 다하자는 게 제 생각”이라며 “가계부채관리가 쉽진 않겠지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추석 이후 가계부채 추가 대책을 공식적으로 예고했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에 이어 전세대출까지 조이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 위원장은 추가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해 "추석 이후에 여러 상황을 보며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구체적 언급을 할 수 없지만 실무적 단계에서 20~30가지 항목을 두고 세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다만 코로나19 만기연장에 대해서는 이견이 불거졌다. 전날 고 위원장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업계 간담회를 개최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애로에 대해 청취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되고, 최근 기준금리가 인상됨에 따라 기업 활동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고 위원장은 이날 금융권의 의견도 청취하겠으며,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고 위원장은 오늘 금융지주회장과의 회동 이후 “이자상환 유예부분에 대해 이견이 있는 것 같다”라며 “(만기)연장하자는 의견도, 부실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어 “다음 주 방안 발표 전까지 이 부분에 대해 더 생각해볼 것”이라며 “이자상환 유예가 연장된다면 연착륙 방안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방안들이 있는지를 포함해 종합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빅테크‧핀테크 ‘동일기능 동일규제’ 이슈에 대해서는 소통을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금융회사와 소통할 것이고, 핀테크와 금융회사 간 소통이 원활히 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라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동일기능 동일규제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은행권이 마련한 내부통제제도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은행연합회는 6일 ‘금융산업 내부통제제도 발전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로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내놓은 대안이다. 이후 금융사 제재 최종 결정권의 칼자루를 쥔 고 위원장에게 이목이 쏠렸다.
고 위원장은 “금융감독원장도 새로 오셨고, 논의하면서 정리해 나가야 할 이슈”라며 “제도 개선사항이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