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20년만에 매대 앞줄에 위스키 등장…롯데마트 주류 선물세트 매출 190%↑
# 40대 회사원 이 모 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치솟자 올해 추석에도 고향 부모님 댁에 들르지 않기로 했다. 대신 고가 선물로 죄송한 마음을 표시할 생각이다. 대형마트에 들렸더니 매대 앞의 20만 원대 위스키가 눈에 띈다. 귀성비와 어차피 해야할 선물 비용을 감안하면 더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추석 선물로 주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추석 연휴 기간에 온 가족이 다 모이기보다는 비대면으로 선물만 전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선물 가격대가 높아지면서다. 실제 대형마트에서는 최근 위스키가 추석 선물세트로 매대 맨 앞줄에 등장했는데 위스키가 주류 메인 선물세트로 나온 것은 1990년대 이후 약 20년 만이다.
13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주류 선물세트 추석 사전예약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이에 홈플러스는 추석 선물세트 본 판매 기간인 22일까지 위스키, 보드카, 전통주, 와인 등 다양한 주류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대표 상품은 ‘PRK 발렌타인 21년’(15만5000원), ‘로얄살루트 21년 Snow Polo’(25만9000원) 등이다.
김홍석 홈플러스 차주류팀장은 “코로나19로 취할 때까지 마시는 것보다 한 잔을 음미하려는 문화가 퍼지면서 위스키를 주류 선물세트 맨 앞줄에 내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에서도 8월 5일부터 9월 9일까지 양주세트가 전년 동기 대비 38%가량 신장했다. 이에 이마트는 올해 추석에 발렌타인 싱글몰트 12-15년산 3종, 탈리스커 10년, 싱글톤, 발베니 26년, 짐빔 버번, 와일드 터키 버번 8년 등을 비롯해 약 200여종의 양주를 판매한다.
롯데마트도 7월 29일~8월 31일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기간 동안 ‘주류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보다 190.6% 증가했다. 그 중 ‘위스키 선물세트’는 157.6%, ‘와인 선물세트’는 210.6% 신장하며 전체 주류 선물세트 매출을 이끌었다. ‘싱글몰트 위스키 선물세트’ 매출은 764.5%, ‘버번 위스키 선물세트’는 346.7%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최근 한 달여 간(8월13일~9월11일) 추석 선물세트 매출을 중간 집계한 결과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4% 올랐다.
위스키뿐 아니라 우리술 인기도 뜨겁다. 지난해 추석기간 신세계의 전통주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180%, 구매 고객 수는 70% 넘게 증가했고, 올해 내놓은 화요소주 협업 ‘KHEE 소주’ 선물세트는 론칭 일주일 만에 준비한 1300병이 모두 완판됐다.
신세계는 농암 이현보와 퇴계 이황의 풍류를 그대로 담고 있는 '일엽편주'를 단독 출시하고, 양조학당의 보리소주 ‘애’와 고구마 소주 ‘서’도 내놨다. 이외에도 백미를 원료로 만든 약주로 토종 소주를 내리고 배, 생강, 울금 등을 넣어 숙성시킨 문배주 명작 13만 원, 이강주 명작 세트 11만 원 등도 대표 상품이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은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전통주는 스토리 있는 전통주부터 프리미엄까지 상품이 다양화되고 있다”며 “이번 추석을 통해 우리 술의 판로 확대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