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다 “자산 매각조차 어렵다”...‘크로스 디폴트’ 가능성 경고

입력 2021-09-14 17:29수정 2021-09-1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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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부채 규모 3000억 달러
자산 매각 부진에 유동성 위기 악화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의 만기 채권 규모 전망. 출처 블룸버그
중국 부동산 재벌 ‘헝다(에버그란데)’가 자산 매각 부진으로 유동성 위기가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헝다는 이날 홍콩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이번 달 자산 매각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현금 유동성 위기 대응 차원에서 자산 매각에 나섰지만 6월 이후 성적이 부진한 상태고 이달 상황이 더 안 좋을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헝다는 “9월은 중국 부동산 거래가 활발한 시점이지만 최근 자사 관련 부정적인 보도가 자산 매각에 안 좋게 작용하고 있다”며 “매각 감소는 유동성과 현금 흐름을 심각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차량 회사와 자산서비스 기업, 홍콩 사무실 건물을 매물로 내놨지만 거래에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헝다는 보고서에서 “유동성 위기 완화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최근 어려움을 고려하면 책임을 다 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디폴트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크로스 디폴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크로스 디폴트는 한 채무 계약에서 디폴트가 선언되면 채권자가 채무자의 다른 빚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하는 것을 의미한다.

1996년 광저우에서 설립된 헝다는 부동산 개발업체로 부채를 기반으로 급성장했다. 280개 도시에서 1300개 이상의 개발 프로젝트를 맡았다. 이후 전기차, 테마파크, 식품 등 부동산 이외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작년부터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작년 8월 광둥성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올 1월 만기인 지불금이 유동성 위기를 초래, 디폴트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위기는 투자자 그룹이 130억 달러 상환 강요 권리를 포기하면서 일단락됐다.

위기를 넘겼지만 만기가 도래한 부채들이 줄을 이었다. 유동성 위기 악화로 국제 신용평가사가 작년부터 헝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기 시작했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도 악재가 됐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경기 과열을 잡기 위해 개발업체의 대출을 조였다. 헝다는 차입금을 줄이라는 압박도 받았다.

현재 헝다의 부채 규모는 약 3000억 달러(약 351조 원)로 헝다는 2023년까지 1000억 달러 규모의 부채를 줄이겠다고 밝혔지만 시간은 헝다 편이 아니다.

올해 말까지 6억6900만 달러에 달하는 채권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이 가운데 6억1500만 달러가 달러 채권이다. 내년 3월 20억 달러, 4월 14억5000만 달러 규모의 채권 만기가 도래한다.

신용평가사 S&P는 “헝다가 올해 공공채를 상환했지만 자본 시장 접근이 회복되지 않으면 내년 ‘리파이낸싱(보유한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다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거래)’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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