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세상] 니들이 군대를 알아? 드라마 디피(D.P)

입력 2021-09-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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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가 그동안 헛발질만 하더니 이번에는 대박을 냈다. 대한민국에서 언제 이렇게 군대 조직을 샅샅이 해부한 드라마나 영화가 있었던가? 군 부대 앞에서 사진만 찍어도 간첩으로 오인받았던 나라에서 말이다. 국방부에서 항의 성명이나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이라도 나올 줄 알았는데 지금의 군대는 드라마와 많이 다르다는 국방부 장관의 호소(?) 정도로 마무리됐다. 부지불식간에 우리 사회는 그래도 꽤 열린 사회로 가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시리즈 시즌1인 ‘D.P.’는 한국의 군대 조직이 가혹행위와 집단 괴롭힘으로 얼마나 점철되어 있는지 날 것으로 보여준다. 이 드라마를 본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군복무 취업가산점을 줘도 괜찮겠다는 동정 섞인 의견을 보이기도 했고, 한 여성 영화평론가는 시청 후 눈물을 펑펑 흘렸다고 전한다. 자국에선 볼 수 없는 독특한 병영 문화에 외국의 넷플릭스 회원들은 조회수 피크를 찍기도 했다.

‘D.P.’는 김보통의 웹툰 ‘D.P 개의 날’을 원작으로 하고있다. DP는 ‘Deserter Persuit’의 약자이며 2인 1조로 구성된 ‘군무이탈체포전담조’이다. 아무나 DP가 될 수 없다. 기본 체력과 센스, 컴퓨터 등의 활용이 가능해야 한다. 휴대폰을 소지할 수 있고 머리도 기를 수 있어 다른 군인들의 선망이 되기도 한다.

예비역 일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과호흡에 빠지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DSD)에 빠진다고 한다. ‘복명복창’에 넌더리가 쳐진다는 사람도 많다. 서글픈 건 여전히 군대 안의 모습이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이다. 드라마를 보고 나서 TV 뉴스를 틀었더니 병사 한 명이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해 자살했다는 뉴스가 흘러나온다. 드라마의 한 탈영병이 절규한다. “군대가 바뀐다고? 부대에 있는 수통이 언제 만들어진 줄 알아? 1953년이야. 군대는 절대 바뀌지 않아!”

병역 면제된 아버지로서 현역 복무를 마친 두 아들에게 괜히 미안하여 새삼스레 문자를 보냈다. “밥 굶어 가면서 군대생활 힘들고 고생스러웠겠더라. 그래도 이제 월급 100만 원 정도 준다니 후배들에게 그나마 다행이다.”

벌써 시즌2가 기다려진다.

박준영 크로스컬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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