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김대중ㆍ노무현ㆍ문재인 후광 노리고 장차관ㆍ친문 의원 내세워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1·2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17일 각기 오는 25~26일 호남 경선에 대비한 행보를 보였다.
먼저 이 지사는 이날 광주광역시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호남의 지지를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일빌딩은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두환 정권 군부의 총탄의 흔적이 남아있는 장소다.
이 지사는 “아직도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전두환을 본다. 군복이 사라진 자리에 ‘법복 입은 전두환’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번 대선은 기득권 적폐 세력과의 마지막 승부”라며 “검찰·언론·경제 기득권 카르텔은 건재하고 공정과 정의를 가장한 가짜 보수, 대한민국을 촛불혁명 이전으로 되돌리려는 국정농단 세력이 완전히 사라지느냐 부활하느냐는 역사적 대회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부독재를 끝장내고 민주정권을 만들어냈던 호남의 힘으로 적폐 기득권과의 마지막 대회전까지 승리로 장식해 달라”며 “정당·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어떤 정권보다 높지만 정권교체 여론이 재창출보다 높다. (이런) 구도와 당세를 뛰어넘는 후보가 필요하다. (저는) 전국적 고른 지지 외에도 중도층이 많은 수도권에서 어떤 후보보다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선이 끝나는 즉시 용광로 선거대책위원회로 신속하고 단단하게 뭉쳐 오직 정권재창출 한 길로 매진키 위해선 압도적 경선 승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권리당원 비중이 가장 큰 호남에서 과반 이상 표를 몰아줘야 결선투표 없이 대선후보가 결정되고, 그래야 당이 분열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같은 날 역대 민주정부 장·차관들 35명의 지지선언을 얻어냈다고 밝혔다. 이들을 내세워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의 후광을 받아 호남의 호감을 얻겠다는 전략이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을 위시한 민주정부 장·차관 출신 35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이낙연 캠프 사무실에서 이 전 대표지지 선언을 했다.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 안종운 전 농림부 차관, 서범석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 강대형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김세옥 전 대통령 경호실장, 김진우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 박기영 전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 등이 현장에 자리했다.
이들은 경제 및 정치·행정 2개 분야 정책자문단을 구성해 분야별 4개 분과위를 둘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정책공약 및 현안 자문, 정책 갈등·쟁점 분석과 대안 제시, 인재 영입, 분과별 정책간담회 등 역할을 한다.
이 전 대표는 “시대의 요구를 보며 국민이 만족할 수 있도록 변화해야 한다”며 “각기 분야에서 큰 스승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전날에는 친문(문재인) 핵심인 홍영표·신동근·김종민 의원의 지지선언도 얻어냈다. 대외적으로 중립을 지키던 친문 의원의 지지로써 우회적으로 문 대통령의 후광을 취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세 의원은 이날에는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기자회견에 나서 “이낙연 후보에게 조금만 더 힘을 모아달라. 역동적인 경선으로 민주당의 대선 승리로 이어질 것”이라며 “치열한 경선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서 최초로 결선투표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결선투표는 이 전 대표가 이 지사 역전을 위한 노림수다. 이 때문에 정세균 전 국무총리 후보직 사퇴에 따른 무효표를 투표수에서 제외시켜 이 지사 득표율이 오른 데 대해 반발하기도 했다. 반면 이 지사는 이런 결선투표를 막으려 과반 이상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