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타트업 '알파 메디컬' 시리즈 B 펀딩 참여
삼성전자가 여성을 위한 구독 원격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올해 들어 원격의료를 비롯해 의료 데이터, 인공지능(AI) 의료 진단 등 다양한 헬스케어 기업에 폭넓게 투자를 단행하는 양상이다.
23일 삼성전자 투자 자회사 삼성넥스트에 따르면, 최근 원격의료 스타트업 '알파 메디컬'(Alpha Medical)이 모집한 2400만 달러(약 284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기금 모집에 주요 투자자 중 한 곳으로 삼성넥스트가 참여했다.
또 다른 투자자로는 구글 최고경영진(CEO) 출신 마고 조지디아스(Margo Georgiadis), AV8벤처스(AV8 Ventures), GSR벤처스(GSR Ventures) 등이 함께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이 업체는 2017년 설립 이후 여성 전용 의료시스템을 원격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축했다. 정신건강과 관련한 질병이나 산부인과 질환 등을 포괄하는 60개 이상의 다양한 여성 전용 의료시스템을 원격으로 제공한다.
서비스는 구독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기본적으로 이용자들은 연간 120달러를 내면 개인 계정을 통해 원격진료를 받고, 이 기록을 저장할 수 있다. 병증의 상황이나 치료 상태에 따라 15~30달러를 추가하면 의료인력 방문 등의 추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삼성넥스트는 투자 이유에 대해 “알파 메디컬이 목표로 하는 시장은 삼성 모바일 기기가 지향하는 성장 영역과도 맥락이 통한다”라며 “ 여성을 위한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모델은 기술 회사로서의 미래지향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모두 충족하는 높은 성장 잠재력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모바일 기기 등 하드웨어에 헬스케어 기능을 대폭 강화한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와도 연관성이 깊다. 하드웨어 기기 경쟁력에 헬스케어 플랫폼 기능을 더해 시너지를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워치4엔 혈압, 심전도, 혈중 산소 포화도 등 다양한 건강 지표들을 하나의 센서로 측정할 수 있는 '삼성 바이오 액티브 센서'가 처음 탑재됐다.
삼성전자는 투자 자회사를 통해 수년간 원격의료를 비롯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에 투자를 이어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 이후 그 행보가 더욱 과감해졌다. 눈에 띌 정도로 가팔라진 시장 성장 속도에 대응하려는 의도다.
삼성넥스트는 올해 5월과 6월 원격의료 스타트업 '휴마'와 피트니스·헬스케어 플랫폼 업체인 '테라' 투자 사실을 밝혔다. 비슷한 시기 삼성카탈리스트펀드(에이다헬스), 삼성벤처투자(알로독터)도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 소식을 알렸다.
이들 기업은 의료기술에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삼성넥스트는 내달 17~20일엔 미국 보스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리는 헬스케어 콘퍼런스 'HLTH 2021'에 주요 후원자 중 한 곳으로 참여해 유망 스타트업 발굴 등의 활동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