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분기 예방접종 시행 계획을 발표한다. 그동안 접종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던 연령층으로 백신 접종을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23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4분기 접종 계획에는 소아청소년(12~17세)과 임신부, 미접종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면역저하자 대상 추가접종(부스터샷) 관련 내용이 포함된다. 최근 화이자가 5~11세 어린이에게도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해당 연령에 대한 내용도 언급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화이자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2268명을 대상으로 10대 및 성인 기준 투여량의 3분의 1인 10㎍(마이크로그램)의 접종분을 3주 간격으로 투여하고, 2차 접종 뒤 이들에게서도 10대와 성인만큼 강한 수준의 바이러스 항체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몇주 안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승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어린이 접종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23일 질병관리청 오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과 관련해서 주기적으로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고 있으며 소아·청소년에 대한 접종 시기, 접종 대상을 포함한 해당 내용들은 4분기 계획 발표 때 함께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5~11세 접종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5~11세는 아직 접종 대상으로 고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5~11세 아이들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무증상이 대부분이고 어릴수록 mRNA 백신 접종 후 심근염이 나타날 확률도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른을 통해 어린이들이 감염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결국 최대한 성인에서 접종률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 자체의 유용성과 별개로 코로나19 종식,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등을 위해서는 어린이 대상의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신상엽 KMI학술위원장(감염내과 전문의)은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코로나19 감염 매개가 돼 단계적 일상회복이 늦어지고 경제활동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전체 유행 통제를 위해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접종도 필요할 것”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추가접종 대상자도 늘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얀센 백신 접종자들의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천 교수는 “얀센 백신 최초 접종 후 6개월 뒤 추가접종하면 항체가 9배 이상 증가하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도 추가접종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돌파감염자들이 30대에서 많이 생기는데 이들은 사회활동이 활발하고 얀센 백신 접종자들이 많다”며 “이들에게 부스터샷을 접종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