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그룹 디폴트 리스크가 연휴 기간동안 확산과 진정을 반복하고 있지만 금융불안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하면서 펀드 등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펀드의 특성상 어떤 기업에 투자하는지 정확히 아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운용사들의 경우 헝다그룹에 투자하는 상품이 거의 전무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날 헝다 그룹은 성명을 통해 선전증시에서 거래된 2025년 9월 만기 채권의 5.8%에 대한 쿠폰(이자) 지급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8353만 달러의 역외 달러 채권에 대한 쿠폰도 결제할 예정이다.
문제는 23일 이자 결제에도 불구하고 헝다 그룹이 디폴트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미 과도한 부채에 대한 상환능력이 상실되었을 공산이 높고 중국 정부도 구제보다 파산 용인으로 기우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헝다는 홍콩 증시에 상장돼 있는데 서학개미들의 투자액은 순위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간접 투자 상품인 펀드의 경우도 이투데이 취재 결과 피해액을 산출하기 힘들 정도의 규모로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운용사중 운영규모면에서 독보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만 하더라도 헝다와 연관된 평가액은 500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헝다는 홍콩증시에 상장돼 있는데 당사는 관련 인덱스펀드 2종에서 각각 0.06%, 0.07%를 보유하고 있다”면서 “평가금액이 5000만 원도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KB운용 역시 ‘KB차이나H주식 인덱스’등의 펀드가 있지만 보유비중이 0.02%~0.06% 수준으로 평가액은 2000만 원에 미치지 못하고 삼성자산운용 역시 비슷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또한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헝다그룹과 관련된 상품이 전무한 것으로 집계됐다.
운용업계로의 전방위적인 피해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리먼 사태와 달리 부동산 대출 관련 파생상품이 거의 없다는 점은 이번 헝다 그룹 사태가 리먼 사태와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이라며 “중국 부동산시장이 미국 부동산시장에 비해 외국인 투자가에게 크게 개방돼 있지 않다는 점도 파장을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헝다그룹에 대한 소문이 돌았던 만큼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미리 대응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전부터 중국 부동산 기업들 부채비율 등을 봤을 땐 국내 금융투자업계 리스크관리상 직간접으로 투자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