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주자들, 너도나도 "윤석열, 내 공약 베꼈다"

입력 2021-09-23 19:47수정 2021-09-2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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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핵 공약 국익 우선주의, 내가 말한 것"
원희룡 "소상공인 갖다쓴 듯…'카피 닌자' 별명 붙어"
유승민 "군필자 주택공약, 숫자, 토시하나 안틀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제2차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상수, 윤석열, 최재형, 하태경, 홍준표, 황교안, 원희룡, 유승민 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이투데이DB)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일제히 또 다른 경쟁자인 윤석열 후보를 향해 "자신의 공약을 표절했다"고 주장해 윤 후보는 진땀을 뺐다.

원희룡·유승민·홍준표 등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대선주자 2차 경선 토론회에서 윤 후보가 내세운 소상공인 회생·'군필자 주택 가산 등의 정책이 자신의 공약과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윤 후보를 향해 "리먼 브라더스 사태는 저 신용자들에게 잔뜩 담보 대출을 해주고 부동산 폭락하니까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근데 (윤 후보 공약대로) ITV(주택담보대출비율) 80%까지 해주고 나중에 막대한 부실 생기면 정부가 보충을 해줄 수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제가 말한 ITV 80% 공약은 청년원가주택이고, 주택가격 자체가 시가의 절반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80%는 사실상 40% 밖에 안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윤 후보의 공약은 정세균, 이낙연, 송영길, 유승민 후보 공약을 짬뽕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홍 의원은 "핵 관련 공약도 보니까 국익 우선주의라고 했던데, 그거 제가 한 이야기"이라며 "그런 식으로 공약을 자기 생각이 아닌 참모들이 만들어 준 대로 발표하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국익 우선이라는 말에도 특허가 있나"고 반박했다.

원 후보도 "소상공인 코로나 회생 공약의 경우 제 공약을 갖다 쓴 것 같은데 맞냐"고 물었고, 이에 윤 후보는 "정치 선언을 하기 전부터 자영업 및 소상공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며 "자영업 연구원장도 만났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도 많이 했다"고 대답했다.

원 후보는 "우리는 원팀이니 정책을 갖다 쓰는 것은 좋은데, 별명이 하나 붙었다. '카피 닌자'라고 하는데 알고 있냐. 애니메이션 나루토에 나오는 인기 캐릭터"라며 "공약이 나올 땐 현실에 대한 인식, 수많은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한 것이 묻어있는 것인데, 이게 없이 말과 아이디어만 있을 경우 현실에 부딪혔을 경우 힘과 깊이가 안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대방 측엔 아마 이재명 후보가 나올 것 같은데, 아마 그 토론의 이빨과 발톱에 갈기갈기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많다고 보인다"고 꼬집었다.

유 후보도 윤 후보가 발표한 '군필자 주택청약 가산' 공약에 대해 "숫자, 토시하나 안 틀린다"며 자신의 '한국형 제대군인 원호법(G.I.Bill)' 공약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윤 후보는 "누구의 공약을 베낀 것이 아니라 실제 전문가 그룹에 있는 분들이 수십 명의 청년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해서 도출해낸 것"이라며 "100여가지에 달하는 내용 중 하나(청약 가산)를 가지고 베꼈다고 하면 어패가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유 후보는 "인터뷰 결과를 공유해달라"고 했고 윤 후보는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했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제 공약은 특허권이 없으니, 얼마든지 갖다쓰라"고 하자 유 후보는 "저는 별로 쓰고 싶지 않다. 미국 선거에선 공약 표절이 심각한 문제"라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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