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지속된 BBQ와 bhc의 치킨싸움 1심에서 법원이 bhc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1부(재판장 권오석 부장판사)는 29일 제너시스BBQ가 bhc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침해금지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BBQ의 주장과 제출한 증거들을 심리한 결과 법률에서 정한 영업기밀의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법행위의 성립요건 증명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bhc가 BBQ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며 "책임이 없으므로 배상액을 판단할 필요 없이 BBQ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올해 7월 변론이 종결된 후 BBQ는 손해배상 액수를 심리하기 위해 bhc가 관련 문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변론재개 신청서를 냈다"면서도 "손해배상 책임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BBQ는 bhc가 내부 그룹웨어에 무단 접속해 사업 매뉴얼과 레시피 등 주요 영업비밀을 빼돌렸고 BBQ를 퇴사하고 bhc에 입사한 직원이 BBQ 내부자료를 가지고 가 영업에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BBQ는 이로 인해 약 7000억 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BBQ는 이중 일부인 1001억 원만 우선 청구했다.
반면 bhc는 영업비밀을 침해한 게 전혀 없으며 전 BBQ 직원이 가지고 나온 자료들은 양식만 참고했을 뿐 업무에 활용한 적이 없다고 맞섰다.
bhc는 2004년부터 10년간 BBQ의 자회사였지만, 2013년 BBQ가 해외 진출 자금 마련을 이유로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인 CVCI(현 로하틴 그룹)에 매각했다.
bhc는 매각되자마자 BBQ가 매각 당시 bhc의 가맹점 수를 부풀렸다며 BBQ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BBQ도 영업비밀 침해, 명예훼손 소송 등을 제기해 쌍방간 법적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까지 BBQ가 bhc(박현종 bhc회장 포함)를 상대로 낸 소송은 총 14건이다. 이 중 bhc 임직원 등 개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6건의 고소건은 모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6건은 bhc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으로 이 중 4건에서 BBQ가 패소했고 두 건이 항소심 진행 중이다. 나머지 2건은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 BBQ는 1심 판결에 대해 "판결에 상당한 유감을 표한다"며 "즉시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