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 많고 입주물량도 줄어…집값 상승 전망
세종시 국회의사당 분원 설치가 확정되면서 일대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꿈틀거릴 기세다. 최근 세종시 집값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뒷걸음질치는 등 조정장을 겪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사당 세종 분원 설치법 통과 직후 현장에서는 아파트 매수 문의가 늘어나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여 부르는 등 반등 조짐도 보이고 있다.
세종시 집값은 지난해 급등한 뒤 올해 들어 줄곧 약세를 보였다.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값이 행정수도 이전 등 여당의 '천도론' 발언으로 평균 45% 급등한 것과 정반대 양상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7월 둘째 주 0.02% 내린 이후 9주 연속 하락했다. 집값 단기 급등 피로감이 쌓이고 지난해 입주 물량(4287가구)의 약 두 배 규모인 7668가 가구가 올해 입주하면서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진 탓이다. 이에 세종시 아파트값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하락했다.
하지만 국회의사당 세종 분원 설치가 확정되면서 세종시 아파트값은 반등 계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많다. 국회는 지난달 28일 본회의에서 국회의사당 세종 분원 설치법을 통과시켰다. 국회 세종 분원은 총면적은 약 61만㎡로 서울 여의도 국회 부지의 두 배 규모로 조성된다. 후보 지역으로는 세종호수공원과 국립세종수목원 주변인 세종시 연기면 814번지 일대가 유력하다. 완공 시기는 2026년 이후다.
또 세종시 입주 물량이 내년부터 줄어드는 것도 집값을 끌어올릴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 입주 물량은 2157가구로 올해 입주량 7668가구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세종시 아파트 수요도 여전히 많다. 지난 7월 분양 신청을 받은 '세종자이 더 시티' 1순위 청약에는 1106가구 모집에 22만842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은 200대 1에 달했다. 특히 세종지역 1년 이상 거주자만 지원할 수 있는 당해지역 1순위 모집 평균 경쟁률도 60대 1을 기록하는 등 실수요도 상당히 많았다.
집값도 서서히 꿈틀대는 모습이다. 세종시 도담동 한뜰마을2단지 전용면적 84㎡형은 최고 11억8000만 원을 호가한다. 이 단지 직전 실거래가는 지난달 13일 거래된 8억9900만 원으로 보름 만에 호가 기준으로 약 2억8000만 원 올랐다. 도담동 도램10단지 전용 84㎡형 역시 매도 호가는 11억 원으로 직전 실거래가(8억7500만 원)보다 2억2500만 원 상승했다.
인근 K공인중개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국회의사당 세종 분원 통과 확정 이후 외지인 매수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며 “집값 상승 기대감에 아예 호가가 더 오르면 내놓겠다고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세종시 한 공인중개사는 “세종시 내 내집 수요가 여전히 많은 데다 연내 대규모 입주가 마무리되면 아파트 매매시장이 다시 한번 들썩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