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등 주가 급락했다가 회복세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을 내세워 헝다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성징은행 지분을 매입하면서 부동산 재벌들도 한시름 놓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부동산 재벌 청충키우 CC랜드홀딩스 회장과 헨리 청 뉴월드개발 회장, 홍콩 사업가 폴 수엔 등 헝다그룹과 성징은행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재벌들이 이번 헝다그룹의 성징은행 지분 매각으로 숨통이 틔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급락하던 헝다와 성징은행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이들 회사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했던 재벌들의 지분 가치도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것이다.
앞서 헝다그룹은 전날 국영은행 성징은행 지분 19.93%를 국영기업인 선양성징금융투자그룹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주당 5.70위안으로 총 99억9300만 위안(약 1조8300억 원) 규모다. 매각 대금을 모두 성징은행 대출 자금 상환에 쓸 계획이라는 점에서 헝다그룹의 유동성 문제에 직접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해당 계약 발표 이후 홍콩증시에서 성징은행의 주가가 이날 급등세를 보였다. 헝다그룹 주가도 나흘 연속 상승했다.
이들 재벌 중 청충키우 CC랜드홀딩스 회장과 헨리 청 뉴월드개발 회장은 헝다 창업주인 쉬자인 회장과 포커 클럽 ‘빅 투 클럽(Big Two Club)’ 멤버다. 쉬 회장은 중국 재벌들의 포커 클럽을 통해 인적·경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청 회장은 6월 말 기준 성징은행 소수 지분에 직간접으로 투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청 회장은 영국 런던 금융지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고층빌딩 치즈그레이터를 비롯해 수십억 달러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재벌이다.
헨리 청 뉴월드개발 회장도 포커클럽 멤버로 헝다그룹의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다수에 투자하는 것은 물론 헝다그룹과 일부 자회사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청 회장은 가족을 통해 간접적으로 성징은행 지분도 갖고 있다.
홍콩 재벌로 알려진 폴 수엔과 카렌 로도 2019년 헝다그룹의 자회사 헝다자동차와 헝다그룹의 채권, 성징은행 등에 지분 투자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