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공간이 일터가 되고, 놀이터가 되고, 돈이 되는 세상. 우리 일상의 다방면에서 가상과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무한한 우주가 펼쳐지고 있다. 이미 온 미래이지만, 깨닫지 못했던 미래, 바로 ‘메타버스(Metaverse)’다.
현실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대량 실업과 생계 위기, 치솟는 집값과 소득 불평등, 앞날이 막막한 끝에 성행하는 영끌 빚투로 한숨이 늘어가고 있다. 메타버스는 이런 우울한 현실 속에서 추진력을 얻었다. 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가상 세계의 지평이 한층 넓어지고, 특히 태어날 때부터 디바이스를 통해 세계와 소통해온 MZ세대가 비접촉 경제를 주도하면서 메타버스를 현실 공간으로 이끌어 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타버스의 확장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지만,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인류의 골드 러시는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의 근간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가상융합기술(XR)이 공공, 제조, 의료, 교육, 건설, 국방, 문화, 관광, 금융,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의 저자인 최형욱 퓨처디자이너스 대표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인터넷과 인공지능(AI)이 모든 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처럼, 메타버스 역시 많은 분야에 동시다발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메타버스에 투자하는 것도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래에는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뒤를 잇는 가상현실 공간의 주류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사실, 메타버스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도 메타버스의 일종이다. 계보를 더 거슬러 올라가면,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2006)’와 가상현실 게임 ‘세컨드 라이프(2003)’ 등이 있고, 그 끝에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1992)’가 있다.
메타버스 열풍을 주도하는 MZ세대는 디지털 아바타를 통해 가상 세계에서 게임이나 친구들과의 산책, 파티 등을 즐기고, 현실에선 불가능한 도시를 구축해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를 추구한다.
이 가상 세계 열풍에 정부도 가세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업종을 초월한 혁신적인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자는 취지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신한은행, SM엔터테인먼트, 제일기획 등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참여했다. 7월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시작한 SK텔레콤도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일원이다.
NFT 거래 플랫폼 ‘파운데이션’의 케이본 테흐라니안 CEO는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NFT는 가상자산을 단순한 금융 수단을 넘어 문화로 만들었다”며 “NFT는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메타버스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메타버스는 단지 코로나19 기간 탄력을 받은 가상 경험이 아닌, 물리적 영역과 디지털 영역의 융합이라고 볼 수 있다”며 “그간 온라인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종류의 흥분과 열정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 메타버스
‘초월, 그 이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유사하게 사회·경제·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 세계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