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원안 수용 시 급여 50% 상승 전망… 6000만 원씩 올라
삼성전자 노사가 5일 올해 임금교섭 절차에 처음 돌입하는 가운데, 노조 측의 임금 협상안 초안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직원 1인당 급여가 작년 기준으로 평균 50% 인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지난해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상 임금ㆍ경영실적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노조의 요구 초안대로 임급교섭이 타결되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약 1억8260만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1인당 평균 급여(약 1억2100만 원)보다 6000만 원(약 51%) 이상 오르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증가율은 더 크다. 인상된 급여는 8378만 원으로 기존보다 78.6% 증가하게 된다.
반면 삼성전자 당기순익은 최근 3년 간 기준으로 평균 5조 원이 감소한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의 투자와 배당 등에 무리가 있을 것이란 게 리더스인덱스 측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사측에 요구한 임금인상안 초안에는 직원 계약 연봉 일괄 1000만 원 인상, 자사주(1인당 약 107만 원)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려금 지급(1인당 약 350만 원),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재계에서는 노조의 요구안 가운데 최대 쟁점인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조항을 놓고 노사가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더스인덱스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였던 2018년도 당시의 임금과 경영실적을 대입해 계산한 결과 노조의 요구안대로 협상이 타결되면 1인당 평균 급여액이 1억1500만 원에서 2억3600만 원으로 무려 105.5%가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최근 3년 치 삼성전자의 경영 성과를 놓고 볼 때 노조안이 모두 수용될 경우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이 연평균 5조 원 이상 감소하면서 결국 향후 삼성전자의 투자와 배당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 2층 교섭장에서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2021년도 임금교섭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에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한 뒤 처음으로 이뤄지는 임금교섭이다.
앞서 2018년 노조 설립 이후 임금교섭을 벌인 적은 있었지만, 타결에 이르진 못했다.
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꾸려 교섭에 임한다. 공동교섭단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동조합', '삼성전자구미지부노동조합', '삼성전자노동조합',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삼성전자에 설립된 4개 노동조합이 모두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총 7.5%의 임금 인상안을 발표했으나 이번에 다시 임금협상에 들어감에 따라 임금 인상 폭과 타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관련 절차를 준수하면서 노조와 성실히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