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물가 2.6% 상승…2012년 1분기 이후 최대
신선식품지수 2.5%↓…22개월 만에 내림세
국제 유가, 환율 상승 등으로 오름세 지속 우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를 기록하며 6개월째 2.0%를 웃돌았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 등이 오름세를 지속하면서다. 남은 4분기(10~12월)에도 전기료 인상 등 상방 요인이 커 물가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은 6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8.83(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보다 2.5% 올랐다고 밝혔다. 6개월 연속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도는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으로 2%를 넘은 것은 2012년 6월 이후로 처음이다. 올해 3분기(7~9월) 물가 상승률도 2.6%로, 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1분기(3.0%) 이후 최고치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도 각각 1.9%, 1.5% 올랐다.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와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각각 2016년 4월(1.9%), 2017년 10월(1.6%)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3.1% 오르면서 5개월째 3%대 상승률을 보였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은 농산물 가격 안정으로 2.5% 하락하면서 둔화세를 보였다. 신선식품 지수가 2019년 12월(-2.2%) 이후 22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개인서비스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3.7% 상승했지만 7월(9.6%), 8월(7.8%)에 이어 둔화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반면, 공업제품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석유류(22.0%)의 강세로 3.4% 오르면서 2021년 5월(3.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공식품도 2.5% 올랐다.
주요 등락 품목을 보면 달걀(43.4%), 상추(35.3%), 돼지고기(16.4%), 쌀(10.2%) 등에서 상승률이 높았고, 무(-44.7%), 배추(-40.3%), 파(-32.4%), 풋고추(-23.8%) 등은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달걀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산란계 살처분 영향으로 연이어 높은 상승률을 지속하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휘발유(21.0%), 경유(23.8%), 자동차용 LPG(27.7%) 등 석유류도 올랐다. 서비스 중 전세와 월세는 각각 2.4%, 0.9% 올랐다. 전세는 2017년 11월(2.6%) 이후 최고 상승률이 나타났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의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농·축산물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전월에 비해선 다소 축소됐다"며 "그동안 개인서비스와 농·축·수산물, 석유류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는데 이번에는 가공식품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4분기에도 소비자물가의 오름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어 심의관은 향후 물가 전망과 관련해 "농축산물 가격이 둔화하는 하방 요인이 있지만, 상방 요인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심리 반등으로 개인서비스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고, 국제 유가와 환율 상승 등으로 공업제품의 상승요인이 있는 데다가 전기료 인상도 예정돼 있어 오름세가 지속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