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이상 불법 점거에 정규직 파업 추진까지…이중고 시달리는 현대제철

입력 2021-10-0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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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법원 퇴거 명령에도 점거 계속…정규직 노조는 이날부터 파업 찬반 투표

▲지난달 8일 충남 당진시 송악읍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전국 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등이 현대제철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제철이 노조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금속노조 소속 비정규직들은 법원의 명령에도 40일 넘게 통제센터를 불법 점거하고 있다. 정규직 노조는 실적 반등을 이유로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의 몽니로 현대제철은 사업 구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일 사측에 따르면 금속노조 소속 현대제철 비정규직들이 당진공장 통제센터를 점거한 지 이날로 45일째 됐다.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8월 23일부터 통제센터를 점거했다. 점거 과정에서 당진제철소 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건물 내 시설도 파손했다.

법원이 지난달 비정규직 노조에 퇴거 명령을 했지만, 노조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노조는 현대제철 본사가 협력사 직원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초 현대제철은 지분 100%를 출자한 자회사 3곳을 설립해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7000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3개 자회사에는 협력사 비정규직 7000여 명 가운데 약 4400여 명이 입사했다. 입사한 직원들의 임금은 현대제철 본사 정규직의 60% 수준에서 80%까지 늘었다.

임금이 올랐음에도 금속노조 소속 비정규직 2600여 명은 입사를 거부했다.

비정규직 노조의 점거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의 입장이 워낙 강경한 데다, 경찰은 교섭 상황을 지켜보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다.

점거 기간이 길어질수록 현대제철에 미치는 피해는 커지고 있다. 통제센터에 생산관제실, 서버실 등 중요 시설이 밀집됐기 때문이다.

원래 통제센터에 근무하는 직원 530여 명은 노조 점거 이후 임시 사무공간을 마련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보다 못한 당진제철소 직원들은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직원들은 지난달 “정상적인 근무를 하지 못하는 등 큰 피해를 보고 있다”라며 “노조는 통제센터 점거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정규직 노조는 파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규직 노조는 이날 오전 6시부터 8일 오후 4시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노동위원회에는 조정을 이미 신청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사측과 견해차가 크다는 것이 파업 추진 이유다.

노조는 임단협에서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생활안정지원금 3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대대적인 임금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과 달리 포스코와 동국제강, KG동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올해 임단협을 쟁의 없이 마무리했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의 태도가 강경한 만큼, 현대제철이 노조 리스크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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