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민간 정비사업도 동시진행
호재 기대감에 한 달 새 2억 상승
인천 부평구 일대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리모델링 바람은 1990년대 중반 지어져 재건축 연한(30년)을 채우지 못한 구축 단지들에서 거세게 불고 있다. 집값 상승기를 맞아 리모델링을 재료로 집값을 끌어올리려는 심리도 어느 정도 작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평구에선 정부 주도 ‘도심 공공주택 복합개발사업’(도심 복합사업)과 민간 재개발도 예정돼 있다. 정비사업 완료 시 부평구 일대가 신흥 주거단지로 거듭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부평금호타운도 사업 '착수'
정비업계에 따르면 인천 부평구 부개동 부개주공3단지는 다음 달 조합 설립을 위한 창립총회를 연다. 조합 설립은 리모델링 사업의 첫 관문으로, 전체 주민 3분의 2 이상(67%) 동의를 얻어 담당 구청에 신청해야 한다.
부개주공3단지는 총 19개 동, 1724가구 규모 대규모 아파트로 1996년 지어져 올해로 입주 24년 차를 맞았다. 이 단지는 리모델링 사업 완료 시 258가구 늘어난 1984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리모델링은 증축과 수선을 통해 기존 아파트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재건축은 준공 후 30년이 지나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절반인 15년만 지나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부개주공3단지 리모델링 추진위 관계자는 “아파트가 복도식 구조에다 지하 주차장도 없어 생활하는 데 불편하다 보니 리모델링 사업에 찬성하는 주민이 많다”며 “다음 달 총회 이후 연말까지 조합설립 인가를 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부평구 청천동 부평금호타운도 리모델링 사업 절차에 착수했다. 이 아파트는 리모델링 추진위를 이달 초 발족하고 곧 주민 동의서 접수를 진행한다. 부평금호타운은 1998년 지어져 올해로 22년 된 구축 아파트로 총 2539가구 규모다. 12일 기준으로 전체 주민의 10%가량이 리모델링 추진위 가입 의사를 밝혔다.
부개동 B공인중개 관계자는 “부평구 내 새 아파트 분양가는 현재 3.3㎡(평)당 1700만 원 선”이라며 “이곳 아파트 단지가 리모델링 후에는 3.3㎡당 2000만 원을 훌쩍 웃도는 시세를 형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부평구에선 공공 정비사업인 도심 복합사업과 민간 재개발사업도 예정돼 있다. 도심 복합사업은 공공이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을 고밀 개발하는 사업으로, 정부 2·4 공급 대책 때 도입됐다. 국토교통부는 5월 부평구 내 동암역 남측 인근과 굴포천역 주변을 역세권 고밀 개발사업지로 선정했다. 사업 완료 시 총 11만㎡ 부지에 4262가구가 들어선다.
민간 정비사업도 한창이다. 부개주공3단지 인근 부개4구역에선 재개발사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사업은 부개동 13-5번지 일대를 재개발해 총 1299가구 새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사업 속도도 빨라 지난해 10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고, 현재 이주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일반분양 절차에 돌입한다.
부평구 일대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집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부개주공3단지 전용면적 59㎡형은 시세가 6억1000만 원으로 직전 실거래가 4억1000만 원보다 약 2억 원가량 올랐다. 부평금호타운 전용 84㎡형은 6억4000만~7억 원대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2일 신고가인 6억2900만 원보다 2억2000만 원 넘게 오른 셈이다.
청천동 L공인중개 관계자는 “최근 몇년 새 집값이 많이 오르자 재건축 연한을 못 채운 부평구 내 구축 단지들이 수익성이 높아진 리모델링 사업에 대거 뛰어들고 있다”며 “주거 여건도 개선하면서 부동산 상승기를 맞아 집값도 끌어올릴 요량으로 리모델링 카드를 만지막 거리는 곳도 적지 않아 사업 추진 단지는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