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국내 증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증시를 대표하는 대형종목들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주요 그룹사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12일 이투데이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삼성그룹펀드 23개와 기타그룹펀드 17개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그룹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0.48%로 떨어졌고 최근 3개월 수익률은 –7.40%까지 하락했다. 최근 1개월만 하더라도 –6.81%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삼성그룹펀드가 투자 자산의 20% 이상을 삼성전자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장중 삼성전자는 3% 이상 주가가 빠지면서 지난 12월 이후 처음으로 주가가 6만 원대로 내려 앉았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화재 역시 지난 7월 이후에만 주가가 1~10%대로 빠지며 수익률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삼성그룹 계열사 16개사(우선주 제외)의 올초(1월4일) 시가총액 합은 699조233억 원에 달했지만 지난 8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합은 627조1698억 원으로 10.2%가 줄었다.
개별 펀드로 보더라도 최근 3개월 수익률은 모든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한국투자재형삼성그룹 펀드, IBK재형삼성그룹증권 펀드, IBK퇴직연금삼성그룹40 펀드 등이 –2%대로 비교대상 중 양호한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기타그룹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6.37%로 삼성그룹펀드보다는 나은 모습이지만 6개월 수익률은 –5.70%, 3개월 수익률 –9.46%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미래에셋TIGER현대차그룹+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은 12.29%에 달했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은 –12.28%로 가장 낙폭이 컸다.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로 완성차 생산 라인이 중단과 가동을 반복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 하락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LG그룹주를 담고 있는 미래에셋TIGER LG그룹+ 펀드 역시 연초 이후 수익률은 1.77%로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4.07%까지 급감했다. LG화학의 비중이 20% 이상을 차지하는 이 펀드는 이 회사의 주가가 연초 100만 원대를 넘어서면서 선방했지만 주가가 70만 원대까지 빠지면서 손실율이 커진 모습이다.
설정액 추이도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타그룹펀드는 연초이후 2425억 원이 유입됐고 수익률 하락에도 최근 6개월 사이 1032억 원, 3개월 사이 598억 원이 들어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6개월 사이 634억 원이 빠져나갔고 3개월 사이에도 598억 원이 사라졌다.
이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액은 72조3000억 원, 영업이익 15조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며 "중국, 미국의 경제 리스크와 반도체 가격 하락세 등을 감안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 실적 둔화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