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다르고 표준화 X…공동 활용 어려워
장비 최소 5000만원…대안 마련 지적 나와
권영세 “데이터 표준 공동화 필요…협력해야”
전국 426개의 홍수통제소에서 활용되는 강우량 등의 핵심 기상정보가 기상청의 기상관측을 위한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홍수통제소 기상관측장비 한 대당 최소 5000만 원과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기상청의 더 정확한 예보를 위해서라도 홍수통제소가 기상관측 표준화와 빅데이터 구축에 동참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이 기상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자동기상관측장비(AWS) 활용 현황’에 따르면 AWS에서 측정된 자료가 기상청 예보로 활용된 비율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63%에 그쳤다.
이 중 환경부가 관리하는 한강홍수통제소 147대, 낙동강홍수통제소 138대 등 전국 홍수통제소 426대에서 기상청에 제공하는 정보는 데이터베이스(DB)화가 전혀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청 예보에 오류가 생겨 지적이 나오고, 홍수 예방의 필요성이 커졌음에도 홍수통제소 정보가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홍수통제소는 관측 정보를 기상청에 이미 제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만, 홍수통제소마다 기준이 다르고 표준화가 되지 않는다. 이에 기상청이 홍수통제소와 같은 환경부 산하 기관임에도 다른 부처와 공동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홍수통제소는 수자원의 조사·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와 제9조 등을 근거로 법적인 책임이 없다며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부처별로 비슷한 기상관측장비가 중복해서 사용된다는 지적이 나온 데에 이어 그 정보마저 기상청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장비 한 대당 최소 5000만 원에서 최대 8000만 원의 비용이 든다는 점이다. 평균 6500만 원으로 계산해봐도 213억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유지·보수 비용까지 생각하면 큰돈이 들어감에도 기상정보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홍수통제소가 기상청에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상청이 파악하지 못하는 홍수 관련 정보를 제공해 준다면 밀도 높은 기상 데이터를 통해 홍수 예방 등 관측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홍수통제소 역시 기상청 실무자와 최근 AWS를 공동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곤 하지만, 아직까진 이렇다 할 결과물이 없는 상황이다.
홍수통제소 외에도 여러 유관부처가 각각 서로 다른 근거법에 의존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보니 기상청의 관측 정보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비슷한 지역에 관측장비만 여러 대가 중복으로 설치되는 문제까지 나왔다.
이와 관련해 권영세 의원은 “기관별 목적에 따라 기상 정보의 활용에는 차이가 존재할지라도 효율성 측면에서 기상 정보 데이터의 표준화 공동화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홍수 재난 예방을 위한 기초자료 차원에서도 홍수통제소의 기상정보 데이터 표준화를 통한 기상청 데이타베이스 구축에 빠른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