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전에는 여름 반팔을 입고도 더웠는데, 갑자기 패딩도 춥네요"
"새로 산 가을 옷은 입지도 못하고 옷장속으로 넣어야 겠네요"
갑작스럽게 찾아온 때이른 겨울 추위가 당혹스럽습니다. 불과 일주일 전만하더라도 '10월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제는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까지 내렸답니다. 이게 무슨 조화속인지 모를 지경입니다.
종잡을 수 없는 가을 날씨, 왜 그런걸까요?
지난 10월 낮 대구 날씨가 31.8도까지 치솟는 등 때아닌 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아무리 '대프리카'라고 하지만 10월에 30도가 넘는 기온을 기록하자 시민들은 당황했습니다. 무려 114년 만에 가장 높은 10월 기온을 기록했다고 하니 놀라울 뿐입니다.
대구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경주 31.1도, 포항 30.8도, 영천 29.7도, 구미 29.6도, 영덕 29.5도, 청송 29.2도, 안동 28.7도 등 경북 내륙 낮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3~8도 가량 높은 30도 안팎을 기록했습니다.
김해 31.4도, 창원 30도 등 경남지역도 역대 최고온도를 기록했고, 광주도 30.7도까지 올라 역대 2번째로 더웠다고 합니다. 서울도 24.3도까지 오르는 등 전국적으로 아침 최저기온이 평년보다 5~9도 높았고, 낮 최고기온도 2~5도 높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불과 일주일만인 16일, 날씨는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발령된 것인데요. 기상청은 이날 경기 용인·광주시, 충남 논산시와 홍성군, 충북 보은·괴산·영동·음성·증평군, 전북 진안·무주·장수군에 한파경보를 발령했습니다.
또 서울과 인천, 대전, 광주, 대구, 세종을 포함한 나머지 지역 대부분에 한파주의보를 내렸습니다. 서울에 10월 중 한파특보가 내려진 것은 2004년 이후 17년 만이라고 하네요.
한파경보는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5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고 평년값보다 3도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 -15도 이하 아침 최저기온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 급격한 저온현상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등에 내려집니다.
한파주의보는 △ 아침 최저기온이 전날보다 10도 이상 떨어져 3도 이하고 평년값보다 3도 낮을 것으로 예상될 때 △ -12도 이하 아침 최저기온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 급격한 저온 현상에 중대한 피해가 예상될 때 등에 발령됩니다.
17일까지 이어진 추위에 강원 설악산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9.3도까지 떨어지면서 올해 가을 들어 첫얼음이 관측됐다고 합니다. 대관령은 영하 5도까지 떨어지면서 첫서리가 내렸고요.
이런 급격한 날씨 변화는 아열대성 저기압 때문이라고 합니다. 올가을 아열대성 저기압 영향으로 이례적인 더위가 나타났다가, 이 아열대성 저기압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깜짝 추위가 찾아온 것입니다. 여기에 바이칼호 중심의 영하 40도에 달하는 상층부의 찬 공기가 한반도로 밀려 들어온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한동안 남쪽에서 아열대 고압대가 굉장히 강했는데, 이 고압대가 강하면 강할수록 결국 제트기류 그 뒤쪽에 따라 들어오는 기압골 아주 차가운 축 자체도 깊어진다”며 “한 달 정도 유지됐던 따뜻한 공기가 상층해 동쪽으로 빠지면서 뒤에서 다가오는 상층에 매우 차가운 공기가 따라왔고 이 찬 공기가 제트기류에 따라 북극 한기를 끌어 내려 급격한 기온 하강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겨울 날씨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에 겨울 날씨를 몰고 온 북쪽 저기압과 고기압들의 이동 속도가 빠르다는 점입니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다음주중반쯤에는 10월 하순 평년기온인 최저 8도, 최고 18도가량으로 기온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