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 반년 만에 6만 달러대 재진입
6.7조 달러 규모 ETF 시장에 활력 예상
가상자산 존재감 커질수록 금융시장 리스크 커진다는 지적도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EC는 18일까지로 정해진 승인 이의 제기 기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자산운용업체 프로셰어스가 신청한 비트코인 선물 ETF에 승인을 내줬다. 이에 프로셰어스의 비트코인 선물 ETF는 이르면 18일 ‘BITO’라는 코드명으로 거래된다. 해당 ETF는 현물 가격 시세를 추종하는 대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ETF다.
지난달 말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비트코인 선물 ETF에 대해 현물 ETF와 달리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했었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증권사 등 금융회사와 달리 SEC 등록 대상이 아니며, 이에 SEC는 가상자산 거래소와 현물 투자에 대해서는 관할권이 없다.
시장의 기대감은 한껏 커진 상태다. 비트코인 가격은 15일 지난 4월 이후 반년 만에 6만 달러(약 7100만 원) 대에 재진입에 성공했다. 장중 한때 6만1000달러대를 터치하기도 했다. CNBC방송은 현물 ETF가 아니라는 점에서 ‘절반의 승리’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SEC 승인으로 미국 가상자산 산업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고 높게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가상자산 시장은 물론 미국증시에 새 활력소가 될 것이란 낙관론이 고조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6조7000억 달러 규모의 ETF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프로셰어스를 기점으로 비슷한 상품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앞서 운용사들은 겐슬러 SEC 위원장의 지난달 발언에 맞춰 선물로 방향을 바꿔 ETF 신청서를 속속 제출했으며 이에 이달 발키리, 인베스코, 반에크 등이 SE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의 관련 시스템도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도 문제다. 블룸버그는 대형 증권사들은 비트코인 현물 투자 창구를 갖추지 않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선물과 현물 투자를 병행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 거래하던 증권사를 뒤로하고 이를 모두 제공하는 로빈후드와 캐시앱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서 가상자산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전통 금융시장이 부담해야 하는 리스크도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자산에 노출된 미국 상장사는 테슬라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코인베이스 등 최소 52개사로 이들의 시가총액은 7조1000억 달러에 달한다. MSCI는 “시장에서 변동성이 큰 디지털 자산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기업 리스크를 평가할 때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기준 부족, 코인 채굴에 관련한 환경 문제 등 새로운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