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주민 반대 목소리… 삐걱대는 공공재개발

입력 2021-10-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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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재개발 곳곳 마찰…사업 추진 ‘산 넘어 산’
상가주 중심 비대위 “사유재산권 침해 말라”

▲20일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공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정부와 서울시가 추진하는 공공재개발 사업이 삐걱대고 있다. 사업성 부족, 주민 갈등으로 장기 정체된 지역인 만큼 정비사업이 수월히 진행될 것이라는 애초 기대와 달리 후보지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흑석2구역·금호23구역·신설1구역·홍제동3080·강북5구역 공공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20일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개발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재개발 추진을 비판했다.

최조홍 흑석2구역 비대위 부위원장은 “공공 재개발이라는 허울을 쓰고 공산주의식으로 재산권을 박탈하려 한다”며 “80%의 토지를 소유한 사람의 생존 기반이자 400여 명에 이르는 자영업자의 생계 터전을 빼앗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면적 요건 없이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합설립추진위원위에 따르면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에 대한 주민 동의율은 60%다. 비대위는 동의 의사를 밝힌 주민들이 실제로는 토지 면적 3만1107㎡ 중 13.1%(4079㎡)만을 소유하고 있다며 다수결이란 명목 하에 상가주를 몰아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국 금호23구역 비대위원장도 “일부 노후 단독주택 소유자들이 다른 소유자의 뜻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공재개발을 추진한다”며 “선량한 원주민들의 땅을 뺏어 투기 세력에게 나눠주는 개발이 과연 맞는 건지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공공재개발 사업은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 제15조를 적용해 면적 요건 없이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만으로 추진할 수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5조에 근거해 토지 소유자 4분의 3 이상 동의, 토지 면적의 2분의 1 이상 토지주의 승낙이 있어야 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민간 재개발보다 완화된 조건이다.

비대위는 정비구역 지정을 해제해 민간개발을 열어두고, 특성화 지역으로 발전하는 방안을 찾아주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이은형 대한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보상, 주거와 상업시설, 지분율 차이 등이 얽힌 이해관계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더욱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적정 이익을 보장해주면서 공공성을 확보해야 하므로 주민 동의를 받기까지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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