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감 화두는 ‘배임’…野 “초과이익 환수 빠져” vs 李 “보고 못 받아”

입력 2021-10-20 17:5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이재명 "성남시 '고정이익 지침'에 초과이익 환수 못 넣어"…국민의힘 "그게 배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20일 두 번째 ‘대장동 국정감사’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감에서의 화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공영개발에서 배임했다는 의혹이다.

이날 국감에서 야권 의원들이 집중 질의한 것은 대장동 개발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지고 임대주택 비율이 최소화된 배경이다. 이로써 공공환수가 적어졌고 이는 이 지사가 의도한 것이기에 배임이라는 논리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임대주택 비율 25%, 초과이익 환수 조항 등을 넣어 공익을 추구할 수 있었는데 다 포기했다. 큰 도둑에게 다 내주고 작은 확정이익에 집착했다”며 “총 1조 원에 달하는 국민 손실이 민간 특혜에 동원됐다”고 주장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민간으로부터 초과이익 환수를 차단해 1조 원 가까운 돈을 화천대유에 몰아줬다. 그게 배임”이라며 “사업 협약 때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이 경제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추가이익을 배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받은 적 없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는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내부에서 제기된 초과이익 환수 의견이 묵살됐다는 언론 보도와 공공환수 비중이 10%에 그친다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주장을 근거로 한 지적이다. 총이익 1조8211억 원에서 성남도개공의 현금배당 1822억 원만이 실질 환수분이라는 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이 지사는 “제가 초과이익 조항을 삭제했다고 하는데 삭제가 아니라 (확정이익으로) 응모 공모가 끝나고 협약 과정에서 일선 직원이 건의한 걸 간부들 선에서 채택하지 않았다는 게 팩트”라며 “당시 예정이익이 3600억 원이라 그 절반을 받았는데 협상 중 실무 의견을 받지 않았다고 배임이 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오전 국감 정회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저번 (국회 행정안전위 국감) 회의록에도 있지만 초과이익을 환수하자는 실무자 의견을 내부에서 채택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당시로선 저희가 보고받은 바도 없고 논쟁거리가 안 된다”며 “예를 들면 대기업 회장이 계열사의 말단 대리가 이미 확정된 협약안을 고치자는 걸 채택하지 않았다는 게 회장에게 보고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별도 마련한 반박자료에서 “지난 9일에는 페이스북에 ‘초과이익 환수 조항 논의가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했으나 18일 국감에선 ‘초과이익 조항을 추가하자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고정이익 확보 성남시 지침 위반이라 안 되는 것이었다’고 했다”며 “‘고정이익 확보 지침 때문에 초과이익 조항을 넣을 수 없었다는 것으로 이 지사 스스로 민간에 이익을 몰아주려 설계한 것이자 배임 혐의를 자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이 지사는 강준현 민주당 의원의 ‘초과이익 조항을 넣으려면 확정이익을 포기해야 하는 거였나’라는 질의에 “그렇다. 공모 협약이 고정됐는데 땅값이 오르면 더 부담하라는 걸 민간이 수용하면 민간이 배임이 된다”고 답했다.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이 공개한 유동규(왼쪽)씨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임용식 당시 사진. (사진=페이스북 캡처)
오후 국감에서는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이 대장동 원주민에게 싼값에 토지를 강제수용해 민간이익이 최대화됐다는 점을 짚으며 “이 사업이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원소유자의 피해”라면서 마찬가지로 공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내놨다. 222만 원에 토지를 수용해 1550만 원 수준에 매각됐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그러자 이 지사는 “공공개발을 해서 개발이익을 모든 국민이 갖는 게 타당한데, 이를 막아 민관개발이 돼 민간에 이익이 가게 한 건 국민의힘”이라며 “(땅) 소유자 피해를 말하는데 국가 감정을 수용해 손실이 발생치 않도록 하는 것이지, 용도 변경으로 생긴 불로소득을 소유자가 취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받았다. 도리어 국민의힘에 민간개발을 압박한 데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김희국 의원은 “국민의힘 얘기를 하지 말라”고 고성을 질렀고, 이 지사는 “그게 사실인데 말씀드려야 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또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행안위 국감에 이어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사장 직무대행과 이 지사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유 전 대행은 대장동 의혹으로 검찰에 구속된 상태다.

이종배 의원은 “유 전 대행이 건축회사 운전기사 두 달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조합장 경력이 전부인데 성남시시설관리공단 임원이 됐다. 당시 황인상 성남시 행정국장이 공단 이사장 대행이었고 (이 지사 측근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임명추진위원장이었다”며 “이후 업무와 상관없는 기술지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개발 계획을 짰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유 전 대행 임명 과정이 기억나지 않는다. TF 구성은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유동규에게 그런 역량이 있으면 사장을 시켰을 텐데 마지막까지 안 시켰지 않나”라고 반문하며 관계를 부인했다. 이어 "지금의 어려움에 빠뜨렸으니 배신한 것"이라고도 항변했다.

송석준 의원은 화천대유 핵심인물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등이 유 전 대행과 친분이 두터웠고 이익 배분으로 다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유 전 대행이 이런 이야기를 안 했나”라고 묻자 이 지사는 “관련 업자를 만나는 걸 알았다면 해임했을 것이다. 남욱이니 정영학이니 제가 공공개발했으면 다 공중분해돼 감옥에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