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우주를 향해 날아오를 모든 준비를 마쳤다.
준비는 완벽하다. 하지만 성패를 장담할 수는 없다. 누리호 개발보다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도 실패한 사례도 많다. 수십만 개의 부품이 원하는 시기에 적절한 성능을 내줘야 발사에 성공할 수 있어서다. 우주 발사체 개발이 가장 도전적인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으로 꼽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어찌됐든 누리호는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21일 오후 발사만을 기다리고 있다.
누리호가 영광을 이날을 맞이하기까지 여정은 쉽지 않았다. 무려 11년 7개월간이라는 개발기간 동안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해야 했다. 들어간 예산만 2조 원가량이다.
누리호 개발 과정에는 12년 가량이 소요됐지만 한국형 발사체 개발의 역사는 3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1987년 천문우주과학연구소(현 한국천문연구원)이 로켓 개발 등에 관한 기초 연구를 시작했다.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을 제정하고 1989년 10월에는 항우연을 설립하며 한국형 과학관측 로켓(KSR·Korea Sounding Rocket) 개발도 본격화했다.
한국의 첫 로켓 발사는 1993년 1단형 고체 과학로켓 KSR-Ⅰ 발사였다. 이후 1998년 2단형 고체 과학로켓 KSR-Ⅱ을 개발하며 한국은 단 분리 및 고체 로켓 기술을 확보했다. 이어 KSR-Ⅲ 프로젝트로 본격 액체 로켓 기술 개발에 나섰다. 2002년부터는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나로호(KSLV-Ⅰ) 프로젝트가 추진돼 2013년 소형 위성 발사 능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온전한 우리 기술은 아니었다.
이마저도 기술을 완전히 습득한 것은 아니었고, 수차례의 실패를 겪어야했다. 2009년 8월 1차 발사에서는 이륙 216초 후 한쪽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았고 2010년 6월 2차 발사에서는 이륙 약 137.3초 후 폭발했다. 이후 2013년 1월 30일 3차 발사에야 성공 소식을 알릴 수 있었다.
그간의 실패로 얻은 기술과 노하우는 누리호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 이에 누리호 개발부터 발사까지 과정을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