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슈퍼마켓, 홈쇼핑 등의 사업을 하는 '유통 공룡' GS리테일이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최근 몇년사이 오프라인 유통 사업의 사업의 부진으로 인력 규모를 점차 줄여왔던 GS리테일이 GS홈쇼핑과의 합병 법인 출범 이후 3개월만에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유통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1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GS리테일은 최근 희망퇴직 안내 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대상자는 20년 이상 과ㆍ차장급 이상 인력이며, △연봉의 1.5배(18개월치) 지급 △학자금 지원(4000만 원 수준) 등이 희망퇴직 조건이다.
이번 희망퇴직 실시를 통해 GS리테일의 인력 구조조정 작업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GS리테일은 2017년 이후 매년 임직원 규모를 줄여왔다. 2017년 1만1934명으로 최고 수준에 달했던 이 회사 임직원 수는 2018년 1만207명, 2019년 8849명, 2020년 6961명으로 인력 규모를 점차 줄여왔다. 올해 6월 기준 GS리테일 임직원수는 지난해 연말보다 200여 명 이상 더 줄어 6710명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헬스앤뷰티(H&B)스토어 '랄라블라' 폐점과 수퍼사업부의 부진 점포 정리 등이 인력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한다.
특히 랄라블라의 경우 신통치 않은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랄라블라 론칭 이듬해인 2018년 GS리테일의 기타 사업부(랄라블라, 개발사업, 자회사, 신사업 등 포함)는 영업손실 674억 원을 기록했다. 2019년엔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여전히 525억 원의 손실을 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3분기부터는 랄라블라 실적을 사업부 실적이 아닌 '공통 및 기타' 부문으로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작아 별도 공시 기준에서 제외된 탓이다. 올해 2분기에도 랄라블라가 포함된 '공통 및 기타' 부문은 292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영업 부진으로 점포 수도 계속 줄어들었다. 랄라블라 점포 수는 △2018년 168개 △2019년 140개 △2020년 124개로 줄었다. GS리테일은 "랄라블라는 출점과 폐점을 동시에 진행 중으로 수익성 위주 출점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7월 합병 법인 출범 이후 인사 적체 해소 문제도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십 년에 달하는 업력을 자랑한다는 것은 인사 적체 역시 타 조직에 비해 심하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했다.
GS홈쇼핑과 합병이 마무리되며 다시금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홈쇼핑은 올해 3월 기준 임직원 수가 1025명이다.
희망퇴직에 대해 GS리테일은 "희망퇴직 제도에 대해 대상자들에게 안내했다"고 짧게만 답했다.
GS리테일은 구조조정과 별개로 신규 채용을 통해 인사 적체를 해소한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실제 GS리테일은 편의점 80여 명ㆍ수퍼 40여 명ㆍ디지털커머스 20여 명 등 140여 명에 대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의 규모다.
최근 유통산업의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디지털에 강점을 지닌 젊은 직원들을 새로 뽑아 조직문화에 새 피를 수혈하겠다는 전략 변화로 풀이된다.
앞서 GS리테일은 지난해 11월 GS홈쇼핑이 합병을 통해 초대형 커머스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에 강점을 가진 GS홈쇼핑의 결합을 통해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합병을 통해 GS리테일은 2025년 기준 취급액 25조 원을 달성하는 초대형 온ㆍ오프라인 겸업 단일 유통기업으로 재탄생한다는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