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내년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인 44조 원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TBS 출연금 삭감 등 서울시의회와의 논쟁 여지가 있어 계획대로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서울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전날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등 서울시의회 의장단에 44조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 초안을 보고했다. 올해 예산(40조1562억 원)보다 약 10% 늘어난 금액이다.
내년 예산안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4월 7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후 처음으로 편성한 예산안이다. 그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원 등을 위한 추가경정예산만 편성했다. 예산안은 서울시의회 논의를 거쳐 연말께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주 추가로 논의를 진행한 뒤 다음 달 1일 서울시의회에 예산안을 정식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안이 계획대로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할 수도 있다. 서울시가 일부 투자ㆍ출연기관에 대해 내년 예산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의 반발이 예상된다. 특히 국정감사 기간에 화두로 떠오른 출연기관 TBS(옛 교통방송)는 내년 출연금을 삭감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오 시장은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정치 편향성 논란과 관련해 "여러 가지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지난해 서울 수도권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청취율이 높지만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TBS가 서울시에 요청한 내년도 출연금은 올해 출연금(375억 원)보다 5억 원 많은 380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내년도 TBS 출연금을 감액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서울시가 TBS 출연금을 감액할 경우 시의회에서 이에 대한 반발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에 따르면 TBS 출연금은 2016년 423억 원에서 2017년 310억 원으로 줄어든 뒤 2018년 316억 원, 2019년 357억 원, 2020년 388억 원, 2021년 375억 원으로 책정됐다. TBS는 지난해 2월 별도 재단인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를 설립해 서울시에서 독립했지만 수입의 약 70%가 서울시 출연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