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업계 낡은 사업모델 혁신
카바나와 계약으로 불필요 차량 처분도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허츠는 오는 2023년까지 우버 운전사에게 테슬라 전기차를 차량 호출 서비스용으로 제공하는 데 합의했다. 앞서 허츠가 구매하기로 한 10만 대의 테슬라 차량 가운데 절반인 최대 5만 대를 미국 내 배치, 우버 운전자에게 영업차로 대여해주기로 한 것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우버 운전사들은 내달 1일부터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워싱턴DC 등지에서 허츠의 렌탈 프로그램을 통해 테슬라의 저가형 세단 ‘모델3’를 빌릴 수 있게 됐다. 이는 향후 몇 주 안에 전국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허츠는 자사의 전기차 일부를 차량 공유용으로 개방함으로써 차량당 수익을 극대화하고, 이윤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례로 통상 주말에 레저 고객들에게 대여해주는 자동차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동안 우버 이용에 사용될 수 있다.
우버도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 전기차로 전면 전환하겠다고 했던 약속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
또 우버는 이번 제휴를 통해 ‘긱 이코노미(Gig Economy)’라는 자사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지 않고도 전기차 이용 횟수를 늘릴 수 있게 됐다. 긱 이코노미는 기업이 자사 수요에 맞춰 단기계약직이나 임시직으로 사람을 채용해 일을 맡기는 형태를 뜻한다. 블룸버그는 우버가 테슬라 차량을 직접 구매했다면 미국 일부 주에서는 정직원을 채용해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츠는 불필요해진 기존 렌터카를 처분하기 위해 미국 최대 중고차 온라인 플랫폼 카바나와도 계약을 맺었다. 이 방식을 통해 딜러와 도매상을 통한 가격 할인 없이 수수료만 내고 불필요한 차량을 내다 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우버, 카바나와의 제휴는 렌터카 업계의 두 가지 핵심 약점을 해결한다”며 “하나는 자동차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대하는지를 나타내는 ‘자산 활용’이고, 다른 하나는 차량 처분 시 구매 가격에서 얼마를 회수하는지를 나타내는 ‘재판매 회수’”라고 분석했다. 불과 17개월 전 파산 위기에 몰렸던 허츠가 렌터카 업계의 낡은 사업모델을 혁신하고 전기차 혁명도 선도하게 된 것이다.
허츠는 지난 25일 테슬라 전기차를 대량 구매하겠다고 밝히면서, 테슬라를 ‘천슬라(주가 1000달러+테슬라)’로 만드는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미국 2위 렌터카 업체였던 허츠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가, 올해 새 주인을 맞이했다. 새 출발 이후 여행객이 늘어나면서 올해 6월 파산보호에서 탈출해 현재는 나스닥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