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와 기동은 우주에서 필수 요소지만, 전쟁 능력으로 평가
우주 쓰레기 처리 중국 ‘로봇 팔’ 위성도 위협
미국 우주사령관 “향후 자국 탐사선 격추 가능성” 우려
2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우주 트레킹 업체 ‘ComSpOC’의 보고서를 인용해 최근 미국 정찰위성이 중국 최첨단 통신위성 ‘스젠 20호’에 접근했으나 중국 위성이 기동 능력을 보이며 감시에서 벗어난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통상 우주에서 위성 간 충돌을 피하고자 상대 위성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필수적인 역할로 여겨진다. 일부 전문가들 역시 이번 사례에 등장한 감시와 기동이 꼭 군사적 목적에서 나온 건 아닐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SCMP는 이번 사례가 중국의 잠재적인 우주 전쟁 능력을 암시한 것으로, 미국도 오랜 기간 중국 위성의 전쟁 능력을 우려해왔다고 짚었다.
중국이 우주에서 능력을 과시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엔 위성을 떠나 보낸 로켓 윗단에 일부러 여분의 연료를 남겨둬 상대국에 혼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ComSpOC의 짐 쿠퍼 책임은 “그건 적의 우주 네트워크를 속인 것”이라며 “다른 국가가 중국 위성의 위치를 추적하지 못하는 동안 중국이 잠재적으로 위협적인 일을 할 수 있는 며칠 간의 자유를 얻기 위한 전술”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엄폐와 기동 능력 외에도 중국은 로봇 팔이 장착된 여러 위성을 우주로 보내 우주 쓰레기를 태우는 임무도 수행 중이다. 이 기술 역시 미국엔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미국과 중국은 우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중국은 3월 러시아와 손잡고 달 연구를 위한 우주정거장 건설 협약을 체결했고, 5월엔 화성 탐사선 톈원 1호가 화성 유토피아 평원 남부에 착륙해 미국과 소련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로 화성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미국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과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 민간기업의 성장이 눈에 띈다. 5월 스페이스X 유인우주선은 53년 만에 야간 착수에 성공했고, 7월 베이조스는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에 이어 우주 비행을 성공한 두 번째 민간인이 됐다. 최근엔 블루오리진이 우주탐사 스타트업 시에라스페이스와 합작사를 설립하고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중국 로켓 잔해의 추락 위험을 놓고 미국 측이 비난하는 등 마도 있었다. 그랬던 양국의 신경전은 이제 우주 전쟁 영역으로까지 확장하는 모양새다.
SCMP는 “궤도를 도는 위성을 모니터링하고 조종하는 것은 충돌을 피하기 위한 필수 사항이지만, 미국은 잠재적인 우주 전쟁에서의 중국 위성의 능력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