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기능으로 최대 디지털 사진 저장소 구축
프라이버시 논란 휩싸여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얼굴 스캔 데이터(템플릿)를 삭제하고 얼굴 인식 시스템의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이 2010년 도입한 안면 인식 시스템은 소셜미디어에서 사진을 공유하는 핵심 도구다. 이용자의 앨범 내 사진·동영상 속 인물을 자동으로 인식해 ‘태그’하도록 추천한다. 이용자가 이들을 태그하면 사진 속 인물들의 계정에도 사진들이 뜬다. 해당 기능을 통해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가장 큰 디지털 사진 저장소를 구축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은 얼굴 인식 기술의 유용성을 강조하며 범용화에도 앞장섰다. 이후 해당 시스템은 학교, 공항, 경찰 수사 등에서 폭넓게 활용됐다.
사용이 늘어날수록 논란도 거세졌다. 프라이버시 옹호론자들은 정부나 경찰, 기업들이 사찰, 수사, 개인신상 추적 등으로 악용할 소지가 크다는 이유로 비판해왔다. 또 페이스북이 축적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송사도 잇따랐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미국 일리노이주에 6억5000만 달러(약 7660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주민의 생체 정보를 이용하려면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주법을 어겼다는 집단소송에 따른 것이다.
작년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페이스북에 50억 달러 벌금을 부과했을 때, 우려사항 중 얼굴 인식 시스템이 포함돼 있기도 했다.
제롬 페센티 메타 인공지능(AI) 부사장은 “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많은 우려 때문에 얼굴 인식 기술을 없애기로 했다”면서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의 얼굴 데이터가 플랫폼에서 삭제되고 얼굴 인식 서비스를 켜놓은 이용자들도 더 이상 자동으로 인식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이번 조치를 두고 프라이버시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평가와 함께 메타버스로의 전환에 힘을 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도 있다.
메타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오늘의 결정은 안면 인식 기술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변화 중 하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