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밤 궁궐 가보셨나요? 낮과는 다른 멋이 있습니다. 월광을 받은 기와는 곧음과 곡선의 조화를 뽐내고, 세월의 더께로 바랜 단청은 오색조명과 어우러져 화려한 빛을 내죠.
코로나19 확산으로 한동안 문을 닫았던 궁궐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다시 시작됐습니다. 5대 궁 중에 경희궁을 제외한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에서 진행되는데요.
그중 창경궁에서 진행된 야연(악가삼장)은 올해 처음 선보이는 프로그램입니다.
야연은 조선 시대 궁중 잔치 중 가장 작은 규모를 말합니다. 왕세자가 아버지인 국왕을 위해 직접 준비하고, 주관하는 잔치죠. 거리두기로 소홀했던 가족 간의 소통을 위해 기획됐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부모님들은 국왕의 초대를 받은 기로대신과 정경부인 복장을 하는데요. 조선 후기 연향의 시작을 알리는 의식인 악가삼장과 순원왕후의 40세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효명세자가 만든 춘앵무(궁중정재)를 보며 궁궐의 정취를 만끽합니다.
고즈넉한 가을밤 창경궁에서 흘러나오는 빛의 노래. 함께 감상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