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기업들이 10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면역항암학회(SITC 2021)에 출격한다. 개발 중인 신약후보물질을 글로벌 무대에 소개해 기술수출 등의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이뮨텍, 에이비엘바이오, 메드팩토 등 다수의 바이오기업이 SITC에서 개발 중인 신약의 임상 결과를 공개한다.
네오이뮨텍은 췌장암과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NT-I7'과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를 병용투여해 얻은 임상 데이터 및 뇌암 표준치료인 화학/방사선치료와 NT-I7간 병용 임상 결과를 선보인다. NT-I7은 T세포의 수를 늘리는 인터루킨-7에 롱 액팅(long-acting) 기술을 적용해 반감기를 늘린 물질로 병용 투여시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임상은 모두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ABL503'과 'ABL111'의 전 임상 데이터를 공개한다. ABL503과 ABL111은 종양미세환경에서 선택적으로 면역 T세포를 활성화하는 '그랩바디-T(Grabody-T)'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ABL503은 전임상에서 로슈의 PD-L1 계열 면역항암제 아테졸리주맙보다 항암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ABL111은 마우스 모델 동물실험에서 18마리 중 13마리에서 체내 종양이 없어지는 완전관해(CR)를 관측했다.
항암신약 '백토서팁'을 개발 중인 메드팩토는 병용 임상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발굴한 바이오마커 연구 중 추가로 도출한 성과를 발표한다. 회사는 현미부수체 안정형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의 병용 임상 1b·2a상을 진행하고 있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이번 연구성과는 SITC 2020에서 발표했던 백토서팁 바이오마커인 VRGS(Vactosertib response gene signature)와는 별도의 성과"라며 "VRGS와 함께 활용 가능한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역증강제 플랫폼을 연구하는 차백신연구소는 애스톤사이언스와 공동 개발하는 암 치료백신 'AST-021p'의 유방암 쥐 모델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차백신연구소는 현재 AST-021p로 표준치료법이 없는 재발성 혹은 진행성 고형암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AST-021p에는 2월 기술이전을 완료한 면역증강제 '엘-팜포(L-pampo)'가 사용됐으며, 이를 활용한 기술수출도 기대하고 있다.
지씨셀(녹십자랩셀)과 녹십자홀딩스가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한 아티바는 고형암 타깃 CAR-NK 세포치료제 'AB-201'의 전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한다. AB-201은 HER2 변이 양성 유방암과 위암 등 고형암을 표적하는 제대혈 유래 CAR-NK 치료제로, 지씨셀의 차세대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위암 동물시험에서 투여 33일 경과 후 완전관해를 확인했고, 암세포 제거 및 종양 억제력이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SITC는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가장 큰 학회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개최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대면·비대면 방식으로 10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