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벨 생수’, ‘시그니처 물티슈’, ‘레스토랑 간편식’. 홈플러스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바이어들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상품들이다.
홈플러스가 8일 MZ세대 상품 바이어들을 앞세워 연말까지 신상품 8500개를 출시해 MZ 고객 마음잡기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가 MZ세대에 눈을 돌린 이유는 MZ세대가 추구하는 ‘새로운 경험’과 홈플러스가 지향하는 ‘상품 경험’의 방향성이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이에 대한 해법을 상품 경쟁력으로 설정하고, ‘고객이 홈플러스에 와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 상품 바이어 중 MZ세대 비중은 70%에 달한다. 홈플러스는 마이홈플러스 멤버십 고객 중 25%가 2030 고객임을 감안해 이들 고객의 유입을 끌어올리기 위해 그들을 가장 잘 아는 ‘MZ잘알’(MZ세대를 가장 잘 아는) 직원들을 주축으로 상품 바이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100명이 넘는 바이어 채용을 단행해 하반기 인턴 정규직 전환 시점에는 MZ 직원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5월 이제훈 사장 취임 이후 유통의 본질인 ‘상품 경쟁력’ 극대화를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상품부문 조직 개편으로 혁신적 조직 문화를 구축하는 한편 2030 세대의 ‘젊은’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고객 장바구니를 채운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상품 혁신 우수 사례로는 ‘홈플러스시그니처 물티슈’가 꼽힌다. 2019년 9월 출시 35일 만에 100만 개 판매를 돌파한 상품이다. 3초에 1개씩 팔린 셈이다.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2608만여 개를 기록하며, 1000원짜리 상품으로 무려 26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를 위해 권지혁 일상용품팀 바이어는 전국 물티슈 제조사를 돌며 발품을 팔았다. 회사 측은 가격보다 품질을 중요시하는 PB 상품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한 상품이자, 협력사 동반성장을 실천한 성공 사례라고 설명했다.
또한 4월에는 가치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PB ‘무라벨 생수’를 출시해 MZ고객 취향 저격에 성공했다. 평소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정태민 제과음료팀 바이어의 일상 속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상품이다.
11월 현재 생수 전체 매출 비중의 19%를 차지하는 ‘홈플러스시그니처 무라벨 맑은샘물’은 출시 6개월 만에 1436만 병(2L 638만 병, 500mL 798만 병)이 팔렸으며, 일평균 7만5000개 이상 판매되는 등 매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상품만으로 7.5톤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지난달에는 ‘연안식당’, ‘매드포갈릭’, ‘오발탄’ 등 유명 맛집 음식을 구현한 레스토랑 간편식(RMR) 18종을 론칭하기도 했다. 평소 SNS에 맛집 사진을 올리는 것이 취미인 백수빈 신선가공팀 바이어의 아이디어에서 착안했다. MZ세대 고객이 맛집에서 줄 서는 수고를 덜 수 있는 방법을 상품에 담아낸 결과물이다.
‘기존’ 마트 상품에 ‘젊은’ 이미지를 입히는 것도 MZ 바이어들의 성과다. 올해로 출시 6년을 맞은 패션 PB ‘F2F’와 리빙 품목에서는 ‘요즘 고객’ 취향에 맞는 상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지윤 홈리빙팀 바이어가 지난달 1만5900원에 선보인 ‘F2F 여성복 릴랙스핏 티셔츠’는 ‘마트 옷은 품질이 별로’라는 편견을 깨고 ‘젊은’ 감각의 가성비 상품으로 입소문을 타며 출시 한달 만에 초도 물량 60%가 팔렸다.
이처럼 고객이 가장 필요로 하는 서비스와 상품을 연구하는 홈플러스는 다음 달 일부 대형마트 매장에 ‘스테이크 하우스’와 ‘샐러드 존’ 등을 공식 론칭할 계획이며, 저칼로리 아이스크림, 컬래버레이션 상품 등 출시도 앞두고 있다.
오재용 홈플러스 상품2부문장(전무)은 “시장의 흐름을 가장 잘 이해하는 브랜드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상품 역량을 기반으로 끊임없이 혁신해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채널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