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ㆍ신사업 쌍끌이…CAPEX는 전년 대비 18% 줄어
KT가 신사업과 통신사업의 ‘쌍끌이’ 효과로 또다시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기업 간 거래(B2B)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높은 성장세가 포착됐지만,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6조2174억 원, 영업이익 3824억 원을 기록했다고 9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30.0% 늘며 호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377억 원으로 46.9% 증가했다.
KT는 인공지능(AI)ㆍ디지털 전환(DX), 미디어ㆍ콘텐츠 등 플랫폼 신사업과 5G를 비롯해 인터넷, IPTV 등 기존 통신사업이 함께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봤다. 김영진 KT 재무실장(전무)은 실적발표 후 이어진 콘퍼런스콜에서 “특히 서비스 매출 성장이 매우 돋보였다”며 “KT의 전통적인 사업인 텔코(Telco) 분야의 안정적 매출 성장과 더불어 B2B 플랫폼 사업을 확장한 결과”라고 말했다.
사업별로 보면 무선사업은 5G 가입자 성장 등으로 1조697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어난 규모다. 9월 말 기준 KT 5G 가입자는 총 561만 명으로 후불 휴대폰 가입자 중 39%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5G 가입자가 늘면서 3분기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역시 2.7% 증가한 3만2476원을 기록했다.
IPTV와 초고속 인터넷 사업에서도 가입자가 늘어나며 매출도 뛰었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2.4% 늘어난 5107억 원, IPTV 매출은 3.1% 늘어난 4734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인터넷 가입자가 943만2000명으로 3.31% 늘어난 데다, 기가인터넷 가입자도 전체의 65.1%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B2B 사업에서는 3분기 수주금액이 역대 분기 최대 수준인 1조 원을 돌파하며 성과를 냈다. 이에 따라 3분기 KT의 B2B 매출은 72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 특히 IDC 사업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IDC 매출은 34.7% 증가했고, AI컨택센터(AICC) 분야도 고객사를 늘리며 AIㆍDX 전체 수익이 29.7% 늘었다.
김 실장은 “3분기 B2B 사업의 수주 금액은 역대 분기 기준 가장 높은 실적”이라며 “누적 수주금액도 2조5000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전체 수주금액을 훨씬 초과했다”고 말했다.
그룹사의 경우 커머스ㆍ디지털 광고 사업이 늘어나며 매출도 24.6% 증가했다. 지난 분기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한 케이뱅크는 올 3분기 당기순이익 168억 원을 기록했다. BC카드는 국내 매입액 증가로 2.9% 개선된 실적을 내놨다.
반면 CAPEX 집행 규모는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누적 CAPEX 규모는 1조4648억 원으로 가입자망에 7305억 원, 기간망에 2293억 원이 각각 투입됐다. 지난해 전체 CAPEX 규모(2조8720억 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고, 지난해 3분기(1조7841억 원)와 비교해도 17.9% 줄어들었다.
지난달 발생한 유ㆍ무선 네트워크 장애 관련 보상금도 미반영 됐다. 관련 보상금은 350억~400억 원가량으로 추산되며, 4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이는 11월 통신비에서 일정 금액을 일괄 감면하는 방안으로 보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KT는 향후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신사업을 모색하는 한편, ‘디지코(DIGICO)’ 전환을 통해 탈통신 흐름을 이어갈 방침이다.
올해 9월 KT는 글로벌 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을 인수해 데이터 사업 인프라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 진출하겠단 구상에서다. 미디어ㆍ콘텐츠 사업에서는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현대미디어 인수, KT시즌 분사, 유상증자 등을 통해 사업 본격화의 포석을 놨다.
지난달 출시한 ‘AI 능동형 대화기술’을 활용해 AI 비즈니스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금융, 외식, 유통 분야로 AICC 사업을 늘리는 데 이어 독거노인이나 취약계층 돌봄, 재난 안전 등 공공서비스 영역에서도 AI 기술을 적용한다. ‘AI 통화비서’를 통해 소상공인, 벤처ㆍ스타트업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밀리의서재’ 등과 함께 AI 오디오 플랫폼 사업 구체화에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