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중고차 사기 ‘일평균 217건’...완성차업체 중고차 시장 진입 연 내 가능할까

입력 2021-11-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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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매매시장의 중고차 주차장에 1400여대의 차가 들어서 있다. (연합뉴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소비자들은 그간 중고차 시장에서 발생했던 피해를 감안하면 대기업의 빠른 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기업이 중고차 매매업에 진출할 경우 매물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상승해 되레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의 연내 개최를 공식화했다.

9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지난 2일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과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 등 중고차업계와 만나 이달까지 완성차업체와의 상생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다음 달 중 개최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완성차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 여부는 이르면 올해 안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레몬 마켓’ 중고차 시장...일평균 사기 217건·피해금액 1억1000만 원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 매매시장의 모습. (연합뉴스)

생계형 적합업종법(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은 소상공인의 생계 영위를 위해 일부 업종에 대기업 진출을 막는 법안이다.

그러나 중고차 시장은 현재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 중고차 시장(중고자동차판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여부가 결론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자동판매기 운영업, 간장제조업, 등 8개 업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돼있다.

국내 중고차 시장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된 2013년 이후 6년간 대기업의 시장 진입이 막혀 있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동반위)가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추천하지 않으며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중기부가 코로나19 유행, 완성차업체 시장 독점 논란 등으로 지정 심의기한인 2020년 5월을 넘기며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중고차 시장은 가장 대표적인 ‘레몬 마켓’이다. 거래되는 재화·서비스의 품질을 구매자가 정확히 알지 못해 불량품(신 레몬)이 많이 유통된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에 따른 피해는 소비자에게 오롯이 전가되고 있다.

지난 8일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중고차 시장,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열린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하루 중고차 거래 사기가 217건에 이르고, 하루 피해 금액은 약 1억1000만 원에 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방 규모 둘러싼 이견... 소비자측 “시장 변화 필요”

▲주먹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이처럼 소비자의 불만이 쌓이는 와중에도 완성차업체와 중고차업계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건 완성차업체의 시장 진입 규모에 대한 이견 때문이다.

양측은 지난 8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연 ‘중고차매매산업 발전협의회’를 통해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매입과 판매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완성차업계가 연평균 250만대 규모인 중고차 시장의 점유율 10% 이내에서, ‘5년·10만km 이하’ 차량만 판매해 시장 독식을 막는 조건으로 양측은 합의하는듯 했다. 그러나 중고차업계는 연평균 250만대 거래 규모 중 개인 간 거래 120만 대를 제외한 130만 대에 대해서만 10% 규모를 허용한다고 주장하고, 완성차업체는 250만 대 전체의 10% 규모 허용을 주장하며 논의가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평행선을 달려온 양측이지만, 중기부가 마감 시한을 제시하며 올해 안에 완성차업체의 시장 진출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중고차업계에는 ‘소비자의 후생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완성차업체에게는 ‘시장 독점’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만큼 양측 모두의 양보가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중고차 소비자는 피해 사례가 많아서 중고차 시장의 변화를 바란다. 때문에 시장을 (완성차업체에) 개방하는 심의위원회가 빨리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중고차업체와 완성차업체의) 양측 상생안도 좋지만, ‘소비자 선택권’을 늘리는 등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한 중고차 시장 개편안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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