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배당주들이 외면받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이달 들어 -1.77%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1.35%)을 밑도는 수치다.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코스피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위 5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밖에 ‘KRX 고배당 50’ 지수(-1.51%),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담은 ‘KRX-IHS Markit 코스피 200 예측 고배당 50’ 지수(-2.19%)도 나란히 내림세를 보였다.
앞서 미국 노동부는 10일(현지시간)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6.2% 올랐다고 밝혔다. 보통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편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투자심리 자체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주도 맥을 못 추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 지수는 이달 들어 -2.87%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1.35%, 0.89%의 등락률을 기록했다.
은행주를 꾸준히 담아왔던 외국인도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신한지주를 713억 원, 하나금융지주를 537억 원어치 팔아치웠다.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 규모 여덟 번째, 열 번째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번 주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간 것도 수익률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달 초 2.108%까지 치솟았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1.9%대로 내려오면서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은행에 우호적인 환경 등이 실적 호조세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11월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에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지속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호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